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자영업자를 포함한 비임금근로자가 지난 8월 661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2만9000명 줄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영업을 포기한 자영업자가 늘어난 영향으로 풀이된다. 직원을 둔 자영업자는 31년 만에 최저로 줄었고 직원 하나 뽑을 여력이 없는 '나 홀로 사장'은 7년 만에 최대로 늘었다. 최저임금 인상과 코로나19 확대에 따른 내수 부진 등 경제 부진, 비대면·플랫폼 산업 활성화에 따른 인력 재편 등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한 결과라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통계청은 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1년 8월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 및 비경제활동인구 부가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비임금근로자는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가족의 사업을 돕는 무급가족종사자 등을 의미한다.

비임금근로자를 유형별로 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 대비 6만1000명 줄어든 130만1000명이었다. 1990년 8월 119만3000명 이후 21년 만에 최저치에 머물렀다. 다만 감소 폭은 지난해의 17만2000명보다 대폭 줄어들었다. 반대로 고용원이 없어 소위 '나 홀로 사장'으로 불리는 자영업자는 5만6000명 늘어난 424만9000명이었다. 이는 2014년 8월 425만9000명 이후 최대치다. 경기 부진으로 직원을 둔 사장이 경영난으로 직원을 내보내면서 '나 홀로 사장'으로 전락했거나 아예 사업을 접은 것으로 풀이된다. 연령별로는 50대(-7만2000명), 40대(-4만7000명) 등에서 비임금근로자가 줄었고, 60세 이상은 12만명 늘었다.

다만 이 같은 결과를 두고 경기부진 탓만 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자영업자들이 식당 등 대면·서비스업을 영위하는 대신 플랫폼 업체 등으로 옮겨간 영향도 있다는 것이다. 비임금근로자의 산업별 평균 운영(소속)기간을 보면 전체 평균 14년10개월로 지난해보다 2개월 늘었다. 7개 조사 업종 중 대면·서비스업만 유일하게 근속 기간이 7개월 줄어든 11년9개월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온라인·비대면 트렌드가 확대하면서 산업 구조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점을 수치로 확인할 수 있다"며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이가 줄고 없는 이는 느는 데 대해선 여러 해석이 가능하지만, 대면·서비스업의 비임금근로자와 근속 연수가 추세적으로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는 건 분명하다"고 설명했다.

직원을 두고 있는 사장들이 나 홀로 사장들보다 현 상황을 더 부정적으로 보는 현상도 나타났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 중 '현재 사업체에 대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한 질문에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답변한 비율은 85.6%로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의 88.3%보다 낮았다. 현재 사업을 그만두려 하는 주된 이유에 대해 '전망이 없거나 사업부진'(52.0%)이라고 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고, 개인적인 사유(27.9%), 더 나은 업종으로의 전환(11.8%) 등이 뒤를 이었다.

'선배 자영업자'들은 상황이 만만찮다는데 '자영업 새내기'들의 준비 기간은 터무니 없이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한 자영업자 중 사업준비기간이 1~3개월인 비율이 49.9%로 절반에 달했다.
이들이 종잣돈을 많이 모은 것도 아니었다. 최초 사업자금 규모가 5000만원 미만이라고 답한 이가 전체의 73.7%에 달했다. 최근 1년 이내 사업을 시작하는 자영업자 중 일자리 경험이 없었던 이들의 비율도 19.5%나 됐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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