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강동구 등 거래량 상위 5곳 눈에 띄게 감소9월 노원구 매매건수 221건 2년6개월 만에 최저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서울 강남은 물론 중저가 아파트들이 위치한 외곽 지역까지 거래절벽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2억원을 넘어선 데다 정부 대출 규제 강화로 수요자들의 자금 조달 길이 막히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공급 위축, 전세시장 불안이 여전해 거래 침체가 집값 하락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실거래 신고기한이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건수는 총 146건으로 양도세 중과 이슈가 있었던 6월(168건)을 제외하고는 2020년 4월(158건)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고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10월의 매매건수는 180건으로 다소 늘었지만 분양전환된 LH강남힐스테이트 매매건이 128건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날까지 신고된 강남구 매매건수는 53건에 불과하다.
강남구를 포함해 서울 시내 거래량 상위 5곳인 구로·강동·노원·관악구 역시 거래량이 눈에 띄게 줄었다. 4932가구 초대형 단지인 고덕그라시움이 있는 강동구의 9월 아파트 매매건수는 123건으로 2019년 4월(129건) 이후 가장 적게 거래됐다.
중저가 아파트들이 많은 노원·관악·구로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중저가 아파트들의 고가 아파트 키맞추기 현상이 일어나면서 가격이 치솟은 데다 정부의 대출 강화 방침으로 사고 싶어도 사기 어려운 환경이 조성된 탓이다.
9월 노원구의 아파트 매매건수는 221건으로 2년6개월 만에 최저수준을 보였다. 결혼을 앞둔 신혼부부 A씨는 "2년 전만해도 상계주공 6단지의 17평 매매가가 4억원대였는데 현재 실거래가가 7억원에 근접해 보금자리론 대출도 못 받는다"며 "총부채원리금상환(DSR) 규제로 신용대출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내집마련을 포기해야 할 판"이라고 말했다.
관악구 거래량 역시 7월 정점을 찍은 후 두 달 연속 하락하고 있다. 9월 관악구 아파트 매매건수는 107건으로 2019년 4월(91건) 이후 거래가 가장 적게 이뤄졌다. 노원구와 관악구는 올해 아파트 3.3㎡당 평균 매매가가 3000만원을 처음 넘어섰다.
그나마 가격대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로구의 9월 아파트 매매건수도 157건으로 감소세가 확연하다. 올 들어 평균 200~300건의 거래가 이뤄졌던 구로구의 아파트 거래량은 9월부터 100건대로 꺾이며 거래량이 2019년 3월(123건) 수준으로 돌아갔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가계부채 관리방안이 강화되면서 서울에서는 매매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관망세가 추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다만 "집주인들이 당장 호가를 크게 낮추지 않고 있어 현재의 거래 위축이 당장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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