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김태오 회장(DGB지주), 김기홍 회장(JB지주), 김정태 회장(하나지주), 정은보 금융감독원장(금감원), 윤종규 회장(KB지주), 손태승 회장(우리지주), 손병환 회장(NH지주), 김지완 회장(BNK 지주).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은 3일 금융사 검사·제재 TF(태스크포스) 검토 결과를 가능한 연내에 발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주요 금융지주 회장단과 간담회를 가진 뒤 기자들과 만나 "금융사 검사·제재와 관련해 현재 내부적으로 TF를 가동하고 있다"며 "선제적이고 예방적인 검사로 바꿔보자는 취지에서 논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정 원장은 이날 간담회 모두발언에서 현재 종합 및 부문 검사로 구분되는 금감원 검사체계를 위험의 선제적 파악과 사전예방 그리고 금융환경 변화에 유연한 대응 및 검사자원의 효율적 활용에 중점을 두겠다고 했다.
그는 "세련되고 균형잡힌 검사체계를 지향한다"며 "검사 현장과 제제 심의 과정서 금융사와 소통을 확대하고 지주 내 저축은행 등 소규모 금융사에 대해선 검사주기를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당초 이달 중으로 예정됐던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종합검사를 유보한 것에 대해선 "철회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그는 "검사 제재가 순연된 것은 코로나19 등 여건 때문이다"며 "검사 제재와 관련한 제도 개선과 코로나19 상황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장은 또한 금융지주사 경쟁력 제고를 위해 지주 내 정보공유 제한도 완화하고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비율 산정도 전향적으로 개선한다고 했다. 그는 "지주그룹 내 정보공유가 보다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며 "은행법의 적극적 해석 등을 통해 고객의 동의가 있는 경우 영업 목적을 위한 공유에 제한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의 유동성커버리지 비율 산정 방식을 개선해 과도한 고유동성 자산 보유 부담을 줄이고 증권사의 탄소배출권 및 상장리츠 관련 자본보유 의무를 경감하겠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금융소비자보호법의 안정적 정착과 내실 있는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노력을 당부하며 연말까지 계도 위주의 감독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 원장은 "금융소비자 보호실태 평가의 실시주기를 1년에서 3년으로 변경하겠다"며 "나머지 기간 동안은 자체적인 점검을 통해 자율적인 소비자보호기능을 강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영업점 감소에 따른 금융취약계층의 불편을 완화할 수 있도록 여러 방안을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지속, 원자재 가격 상승, 미국 테이퍼링 등으로 이른바 '퍼펙트 스톰' 우려가 높아지는 점을 두고선 "부동산 그림자 금융, 금융시장 내 상호연계성 증가 등으로 은행 뿐만 아니라 증권 부문도 시스템 리스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며 "리스크 요인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손실흡수능력을 확충해달라"고 당부했다.
지난 10월 말 발표한 정부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방안'의 차질 없는 이행도 강조했다. 정 원장은 "가계부채 연착륙을 위해선 금융지주의 적극적 협조가 중요하다"며 "다만 이 과정에서 실수요자 등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간담회에는 정 원장을 비롯해 윤종규 KB금융회장, 김정태 하나금융 회장,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 김지완 BNK금융 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정태 하나금융그룹 회장은 이날 자신의 연임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의지가 없다"며 손사래를 쳤다. 앞서 김 회장은 지난 3월 4연임을 확정지었다. 지난 2012년부터 10년째 회장직을 이어오는 김 회장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김 회장은 '연임 의지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없습니다"라며 짧고 굵게 두 번 답했다. 또 '연임을 안하는 것이냐'는 추가 질의에는 손을 좌우로 흔들어보였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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