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0.14 11:36

수입물가 7년7개월만 최고치…高물가 비상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국제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 영향으로 9월 수입물가가 7년7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유가는 이달에도 오르고 있어 겨울철을 앞두고 생활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9월 수출입물가지수’에 따르면 지난달 수입물가지수(원화 기준 잠정치·2015년 수준 100)는 124.58로 지난 8월(121.61)보다 2.4% 올랐다. 지수 자체로는 2014년 2월 이후 최고치다. 전년 동월과 비교해 26.8%가 올랐는데, 이는 2008년 11월 이후 12년10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수입물가 강세는 유가 영향이 컸다. 광산품은 5.1%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원유가 전월 대비 5.3% 올랐다. 한국이 수입하는 원유 기준인 두바이유의 월평균 가격은 지난달 배럴당 72.63달러로 지난 8월 대비 4.5% 올랐다. 최진만 한은 물가통계팀장은 "수출입 모두 국제 유가 상승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수출물가지수는 114.18로 전월 대비 1.0% 올랐다. 상승세는 지난해 11월(0.6%) 이후 10개월째다. 전년 동월 대비 기준으로 20.2% 오르면서 2009년 2월(22.9%)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석탄 및 석유제품(6.0%), 화학제품(1.4%), 전기장비(1.1%) 등은 지난 8월보다 올랐고, 컴퓨터·전자·광학기기는 0.5% 떨어졌다.
유가 상승에 따른 수입물가 오름세는 국내 전반적인 물가 강세로 이어진다. 전문가들은 유가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 서민 생활 물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줄 것이라고 분석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기업이 생산비용이 올라가게 된다"며 "결국 최종 소비자가격도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업 입장에서 원가에 비례해 가격을 올리거나 내리진 않지만, 물가가 급격히 오르면 상당부분 전이를 안할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도 "석유 물가는 휘발유, 경유 가격 등에 바로 연결돼 소비자물가와 관련성이 높다"며 "운송비와 임금 등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충격 정도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가 강세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수출입물가 오름세는 이달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1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최근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있다. 최진만 팀장은 "10월 들어서도 원자재와 유가 상승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연간 소비자물가는 8월 전망치인 2.1%를 넘어설 전망이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최근 "유가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커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8월 전망한 수치(2.1%)를 상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인플레이션은 통화정책 운용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 중 하나"라고 말했다.
특히 최근 환율 변수도 수입물가를 자극할 전망이다. 안 교수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테이퍼링을 구체화하면, 달러가치가 올라가면서 수입물가가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미국은 최근 휘발유 가격이 많이 올라서 물가 상승률이 5%대를 기록하고 있는데, 우리도 큰 흐름으로 보면 미국과 비슷하게 갈 가능성이 크다"며 "소비자물가가 2%를 웃도는 흐름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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