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서울 이문·휘경뉴타운 인근에 위치한 노후 중층 아파트들이 잇따라 리모델링에 시동을 걸었다. 집값 상승으로 사업성이 개선된데다 주변 대규모 재개발이 잇따르면서 주거환경 개선 욕구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동대문구 이문동 쌍용아파트는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꾸리고 사업 추진을 공식화했다. 추진위는 향후 조합 설립을 위한 주민동의서 징구 작업에 본격 나설 계획이다. 조합 설립을 신청하려면 주민 3분의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2000년 준공된 쌍용아파트는 15개동, 1318가구로 이문동에서 손에 꼽히는 대단지다. 전철 1호선 신이문역과 가깝고 동측으로는 중랑천을 끼고 있다. 이 단지 용적률은 343%로 용도지역 상한선인 250%를 웃돌아 사실상 재건축이 불가능하다. 재건축과 달리 리모델링은 준공된 지 15년만 지나도 추진이 가능하다. 이런 이점이 맞물려 빠르게 리모델링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이문동 일대 재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주거가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며 "여기에 인근 삼익아파트가 리모델링을 빠르게 추진하면서 자극을 받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이문4구역 내 존치 구역에 있는 이문 삼익아파트는 지난 8월 리모델링 조합설립을 인가받았다. 올 2월 주민들에게 동의서를 받기 시작한지 6개월 만이다.
이문·휘경뉴타운 북쪽에 위치한 성북구 석관동 코오롱아파트도 최근 리모델링 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조합설립 추진을 본격화했다. 추진위측은 사전 설문조사 결과 주민 동의율이 이미 조합인가 요건을 충족했다며 빠른 사업 추진을 기대하고 있다. 1998년 지어진 이 단지는 6개동, 453가구로 구성돼 있다.
일대 노후 아파트들이 일제히 리모델링에 나선 것은 이문·휘경뉴타운 재개발이 가시화되고 있는데 따른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이문·휘경뉴타운은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됐으나 주민 간 갈등으로 사업이 지연되면서 장기간 속도를 내지 못했다. 하지만 근처 청량리역 역세권 개발 기대 효과에 힘입어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았다. 이문 1구역과 3구역은 총 7000가구 아파트 분양을 기다리고 있고, 이문 삼익·쌍용과 가까운 이문 4구역은 현재 건축심의 단계다.
이 지역 B공인 관계자는 "리모델링 추진이 가시화되자 호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 이문 삼익 84㎡(전용면적)의 경우 지난해 12월 7억5000만원에 거래됐으며, 6월에는 실거래가가 9억1800만원까지 올랐다. 현재 매도 호가는 10억원까지 오른 상태다. 지난 8월 9억7000만원으로 신고가를 찍은 이문 쌍용 84㎡ 역시 현재 최고 10억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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