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김현민 기자 kimhyun81@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한국이 해외의 높은 신용을 바탕으로 역대 최저 가산금리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지난 6일(현지시간) 발행하자 7~8일 새로운 투자가 유입돼 가산금리가 추가로 떨어지는 흥행이 이어지고 있다고 기획재정부가 10일 전했다. 특히 아시아 정부 최초로 7억유로(약 9680억원) 규모 5년물 유로채를 전액 '그린본드'(녹색채권)으로 발행한 게 대박을 쳤다는 전언이다. 해외 언론과 투자가들이 이번 흥행에 대해 예상을 뛰어넘는 "교과서 사례(textbook)"였으며 특히 유로화 그린본드가 "압권(showstopper)"이었다고 평가했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8일 7억 유로 규모의 5년물 유로채를 발행금리 -0.053%에, 5억 달러(5980억) 규모의 10년물 달러채를 발행금리 1.769%에 각각 발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발행금리는 미국 국채 등 지표금리에 가산금리를 얹어서 계산한다. 지표금리는 사실상 고정값이기 때문에 가산금리를 얼마나 낮추느냐가 발행금리를 좌우한다. 5년물 유로채 가산금리는 0.13%(13bp), 10년물 달러채는 0.25%(25bp)였고, 이는 역대 최저였던 지난해의 0.35%(유로채)와 0.5%(달러채) 기록을 경신한 값이다.

자료=기재부
이 같은 효과는 실제 가산금리 추가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그린본드로 발행한 유로채가 대박을 쳤다. 0.13%에서 8일 기준 0.7%로 6bp나 추가 하락한 것이다. 역대 최저 가산금리를 다시 쓴 것이다. 이렇게 가산금리가 낮아질수록 채권값이 높아지게 돼 외평채 발행액이 늘어날 수 있다.

자료=기재부
정부 외평채의 가산금리는 한국물 채권의 벤치마크 금리가 되기 때문에 국책은행, 나아가 민간이 발행하는 외평채의 가산금리를 낮추는 효과가 있다. 이렇게 가산금리가 추가 하락하면 채권값이 높아져 발행액이 늘 수 있다. 외평채로 발행한 자금은 외환보유액으로 운용되는 만큼 '발행 흥행'은 외환보유액 확충으로 이어지게 된다. 자연스럽게 대외 충격 안전망 강화 효과가 커진다. 마침 중국 헝다그룹 사태 등으로 대외 금융시장의 리스크가 커지는 와중이라 이번 외평채 흥행은 큰 의미가 있다는 게 기재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유로·달러채 발행 후 국책은행 해외채권의 가산금리가 동반 하락하고 있으며 민간 금융기관·기업의 신규 해외채권 발행에도 이런 '훈풍'이 고스란히 이어질 전망이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 5~6일까지 0.4%(40bp)였던 산업은행 10년물 달러채의 가산금리는 외평채 발행 다음 날인 7일 0.37%로 떨어졌고 8일 0.36%로 내렸다.

자료=기재부
주목할 점은 한국과 신용등급이 비슷한 다른 나라의 외평채보다 한국의 외평채가 훨씬 낮은 가산금리로 발행됐다는 사실이다. 한국이 6일 가산금리 0.25%에 발행한 10년물 달러채를 같은 날 발행한 아랍에미리트(UAE)의 경우 0.7%(70bp)의 가산금리로 발행해야 했다. UAE의 신용등급은 무디스 Aa2, 피치 AA-로 한국과 비슷하다. 신용등급이 같은 다른 나라보다 한국이 낮은 가산금리로 외평채를 발행한 것은 해외 투자가들이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뿐 아니라 한국경제의 기초체력(펀더멘털) 자체를 신뢰한다는 증거다.
기재부는 해외 언론과 투자가들도 비우호적인 시장 여건을 극복하고 한국의 외평채가 흥행몰이를 한 점을 극찬했다고 전했다. 이번 외평채 발행은 투자자들의 관심부터 가산금리 결정까지 예상을 뛰어넘는 "교과서 사례"였다는 언급이 있었다는 전언이다. 특히 7억 유로 규모의 유로화 그린본드가 "압권"이었으며, 이 (발행) 덕분에 역대 최저 가산금리로 발행하는 게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보다 근본적으로 한국경제가 신용등급이 비슷한 다른 국가들과 비교해도 가장 '우량'하기 때문에 (흥행이) 가능했다는 평가도 나왔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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