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우건설 을지로사옥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인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실사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돼 오는 10월 중순께 마무리될 것이라고 5일 밝혔다. 심각한 우발채무나 추가부실 등 특별한 변수가 없을 경우 KDB인베스트먼트(KDBI)와의 주식매매계약(SPA)도 빠른 시일 내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중흥그룹은 대우건설 인수와 계열사 편입 이후 독립경영을 핵심으로 하는 그룹의 미래 비전과 청사진을 준비 중이다. 계열사들이 기존에 가진 장점을 계속 살려 나감으로써 대우건설 인수로 인한 사업 중복을 최소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대우건설에 대한 장기적인 투자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정창선 중흥그룹 회장이 대우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직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우건설을 살려 세계적 기업으로 만들겠다는 것이 인수 목적"이라며 "대우건설 직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처우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힌데 따른 실행계획이다.
먼저 중흥그룹은 현재 284%(2020년 말 연결재무제표 기준)에 달하는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을 중흥그룹과 비슷한 수준(105.1%)으로 과감히 낮춰 자산 건전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중흥그룹은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재무적투자자(FI) 없이 인수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추가적인 재투자 여력까지도 충분한 상황이다.
중흥그룹 고위 관계자는 "중흥그룹은 계열사의 기업공개(IPO) 계획이 없고 대우건설과의 합병이나 브랜드 통합 등 시중에 떠도는 루머들은 모두 사실이 아니다"며 대우건설의 독립경영 방침을 재확인했다. 그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독립경영을 통해 발전하는 것처럼, 대우건설도 대도약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중흥그룹은 대우건설의 해외사업을 적극적으로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오랜 해외사업 경험과 정보력을 지닌 대우건설을 통해 해외투자에 대한 오랜 숙원을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도 깔려있다.
그동안 중흥은 해외사업의 필요성을 절감했음에도 실행에 나서지 못했다. 해외사업의 경우 워낙 변수가 많아, 철저히 계산된 자금흐름과 수익성을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 온 중흥의 경영방침과 배치되는 측면이 있었다. 해외 현지 유명 투자자 또는 회사와의 합작법인(조인트벤처) 설립 제의까지 거절할 정도였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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