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10.04 15:25

아파트값 고공행진에… 빌라 시장으로 몰리는 수요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열기가 계속되고 있다. 아파트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자 실수요자들이 빌라 시장으로 몰리며 매매 거래량이 아파트의 2배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자금여력이 충분치 않은 2030세대는 경기·인천 지역의 노후빌라를 경매로 낙찰 받아 재개발·재건축을 노리는 ‘몸테크’에 나서는 모양새다.
4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빌라 매매 거래량은 이날 기준 2431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인 1372건보다 두 배에 가까운 규모다. 주택거래 신고기간은 계약일로부터 최대 30일 이내이기 때문에 앞으로 매매 건수의 변동은 있겠지만, 같은 날짜를 기준으로 비교한 만큼 이러한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파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전세가도 크게 오르면서 부담이 커진 실수요층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 시장으로 쏠렸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서울시와 정부가 펼치는 재개발 활성화 정책도 수요자들에게 빌라 시장이 인기 있는 주된 원인으로 지목된다.
당분간은 낡은 집에 살더라도 향후 재개발이나 교통호재 등의 기회를 노리는 이른바 ‘몸테크’도 유행이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특히 구축빌라는 일반적으로 신축보다 대지지분이 넓다보니 투자가치가 더 높다고 여겨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더 저렴한 노후빌라 경매 시장으로 몰리는 수요자들
법원이 실시하는 부동산 경매에서도 20~30년 된 노후 빌라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서울은 물론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인천·경기 빌라 경매에서도 수십 명의 응찰자가 몰리는 등 경쟁이 과열되는 양상이다. 특히 재개발 추진이나 교통 호재를 노리고 빌라 중에서도 값싼 1층이나 반지하 주택을 노리는 ‘몸테크’ 투자도 잇따르고 있다.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전날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B빌라 40㎡ 경매에는 26명의 응찰자가 몰렸다. 1995년 준공된 이 매물은 감정가가 6700만원이었지만 3차례 유찰로 최저입찰가가 2298만원까지 떨어져 있었다. 이 물건은 결국 최저가보다 81%(1867만원) 높은 4165만원에 낙찰됐다.
서울과 경기 외곽에서도 노후빌라 응찰자가 두 자릿수를 넘기는 현상이 속출하고 있다. 지난달 17일 실시된 경기 고양시 덕양구 내유동 C빌라 60㎡ 경매는 준공 26년차에 반지하임에도 20명이 응찰해 최저가(3155만원)보다 1500만원 넘게 오른 4784만원에 낙찰됐다. 서울 은평구 구산동 D빌라 36㎡짜리도 마찬가지로 준공 28년차에 반지하 물건임에도 응찰에 14명이 참여해 77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최근 아파트나 신축 빌라 등의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가격 진입장벽이 낮은 노후빌라들도 투자의 타깃이 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특히 경매시장의 경우 매매시장보다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하다고 여겨지면서 추후 수익률과 시세차익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부동산 호황이 계속되면서 노후빌라들도 앞으로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형성됐다”라며 “노후빌라의 경우 저렴하게 매수를 할 수 있어 장기 투자상품으로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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