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우리나라를 포함한 세계 경제에 경고음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 과정에서 일시적인 현상으로 여겨졌던 인플레이션 강세가 ‘공급망 불안’ 변수와 만나 장기화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 국의 경제지표가 일제히 하락했다.
국내에서는 경제·금융당국 수장이 가계부채를 최대한 억제하겠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돈줄을 확실히 죄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대외리스크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면서 "충분히 예상할 수 있지만 쉽게 간과할 수 있는 ‘회색코뿔소’와 같은 위험요인들은 확실하고 선제적으로 제거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코로나19 4차 대유행 여파로 지난달 생산과 소비, 투자는 일제히 감소했다. 세 지수가 한꺼번에 떨어진 것은 지난 5월 이후 석 달 만이다. 지난달 전(全)산업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 지수는 111.8(2015년=100 기준)로 전월보다 0.2% 줄었다. 코로나19 4차 유행이 본격화된 지난 7월 감소 전환한 데 이어 두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중국국가통계국도 이날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49.6으로, 지난해 2월 35.7을 기록한 이후 19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일본의 8월 산업생산 역시 예상치(-0.5%)보다 크게 떨어진 -3.2%를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서 홍 부총리와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고승범 금융위원장,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은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거시경제금융회의를 갖고 ‘가계부채’와 대외리스크를 점검했다. 경제·금융당국 수장 4명이 만난 건 지난 2월 이후 7개월만이다.
홍 부총리는 "글로벌 공급 병목 해소의 지연 가능성은 물론, 최근 미국 부채한도 협상 및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경계감에 따라 국내외 금리가 상승하고 주식·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가계부채와 관련해 "증가세를 최대한 억제하면서 대출이 꼭 필요한 수요자들도 상환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받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성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출여건을 풀어줄 가능성이 낮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그는 이어 "전환기에는 관련 당국 간 치밀하고 섬세한 정책 조율과 협력이 절대적으로 긴요하다"고 강조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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