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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뉴욕=백종민 특파원, 장세희 기자] 미국의 유통업체 달러트리는 29일(현지시간) 1달러 이상의 가격을 받는 ‘달러트리 플러스’ 매대를 전 지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달러트리의 결정은 1달러에 판매한다는 가격 정책의 전환이라는 점에서 이목을 끌었다.
마이클 위틴스키 달러트리 최고경영자(CEO)는 "현재의 경제 환경에서 (가격을) 조정할 필요성을 인정한다"면서 "우리 모두가 임금, 운송, 공급업체에서 비용 상승을 목격하고 있다"고 말했다.
달러트리는 코로나19로 판매량이 늘었지만 물류비 급증 부담 속에 실적 추락을 피하지 못했다. 달러트리에서 팔리는 상품 대부분이 중국산이다. 물류에 병목 현상이 생기며 상품 수급에 적신호가 들어온 데다 해상 물류 비용이 치솟았다. 이제 1달러에 판매해서는 물류비용을 부담하기도 어렵게 됐다.
◇각국 중앙은행 총재 일제히 "공급망·인플레 장기화" 경고
이 같은 달러트리의 행보는 공급망 문제가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통화정책 차원의 대응이 어려워지고 있음을 대변한다.
실제로 이날 열린 유럽중앙은행(ECB) 포럼에서 미국, 유럽연합(EU), 영국, 일본 중앙은행 총재들은 일제히 국제 공급망 붕괴로 인해 인플레이션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제롬 파월 미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은 "공급망 문제가 개선되지 않고 있어 당황스럽다. 상황이 좀 더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내년에도 인플레이션 상승이 이어질 것 같다"고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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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지난 몇 달 동안 경험한 공급망 병목 현상이 계속되고 있으며 일부에서는 오히려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앤드루 베일리 영국 중앙은행 총재 역시 "인플레이션 상승을 매우 면밀히 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수요가 너무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공급 부족 현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공급망 문제로 인한 인플레이션 상승은 중앙은행들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라가르드 총재는 "공급망 병목 현상, 에너지 가격 급등,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확실하다"고 예상했다.
베일리 총재는 "통화 정책은 반도체를 생산할 수 없고 트럭 운전사를 확보할 수 없다"면서 중앙은행 차원의 대응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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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주요 외신은 최근의 인플레이션 상승이 반도체 공급망 붕괴, 유가 등 원자재 부족에 원인이 있는 만큼 중앙은행들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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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지수 1년만에 최고…원·달러도 급등
인플레이션 상승은 국제 금융시장의 뇌관이 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인플레 지속 발언은 1.4%대로 진입했던 미 10년물 국채금리를 1.54%까지 끌어올렸다. 국채금리 상승 효과로 달러지수는 94를 넘어섰다. 달러지수가 94를 돌파한 것은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이다. 달러 지수 상승은 달러 가치가 높아졌다는 뜻이다.
파월 의장 발언의 영향으로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6.2원 오른 1188.0원에 개장했다. 이날 오전 10시3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3.9원 오른 1185.7원을 기록 중이다. 작년 3월19일 전 거래일 종가(1285.70원) 이후 18개월 만에 1200선에 다가간 것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파월 의장이 당초 인플레가 일시적이라고 발언한 것과 달리 장기화를 우려하면서 시장에 인플레에 대한 우려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고 밝혔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전날에도 1188.5원까지 올라 연고점을 경신한 바 있다.
뉴욕=백종민 특파원 cinqange@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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