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장세희 기자]빠른 경기 회복과 동시에 부동산·주식 시장이 호황을 이어가면서 올 1~7월 국세가 지난해보다 55조1000억원 더 걷힌 것으로 집계됐다. 하반기 자산 관련 세수 증가세가 둔화될 것이라고 장담했던 정부의 전망도 빗나갔다. 올해 초과 세수가 2차 추가경정예산안에서 예상한 규모(31조5000억원)보다도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기획재정부가 9일 발간한 ‘월간 재정동향 및 이슈’ 9월호를 보면, 지난 7월까지 누적 세수가 356조9000억원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국세수입은 총 223조70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5조1000억원이나 증가했다. 3월(1분기) 누계로는 전년 동기 대비 19조원 더 걷혔지만, 이후 5·6·7월 역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작년 세정 지원으로 생긴 기저효과(11조9000억원)를 빼면 올해 1~7월 국세는 1년 전보다 43조2000원 증가한 셈이라고 기재부는 설명했다.
세목별로 보면 빠른 경기회복에 힘입어 법인세가 10조9000억원, 부가가치세가 9조원 늘었다. 소득세는 22조4000억원 늘었다. 부동산·주식 등 자산 시장 활황의 영향으로 양도소득세와 증권거래세도 각각 9조1000억원, 2조2000억원 늘었다. 기재부는 "빠른 경제 회복과 자산 시장의 호조 지속 영향으로 세수 증가세가 지속되고 있다"며 "특히 부가세 확정신고·납부 영향으로 부가세가 당월 기준 3조8000억원이나 더 걷혔다"고 설명했다. 7월은 부가세 확정신고·납부의 달로, 올해 1월부터 6월까지의 실적분 부가세를 납부한다.
국세수입 이외 세외수입(17조8000억원)도 한은 잉여금과 정부 출자 수입 등의 증가로 1년 새 1조8000억원 증가했다. 기금수입(115조4000억원) 역시 사회보장성기금 자산운용수익 등으로 전년 대비 19조5000억원 늘었다.
정부 "8월부터 세수 증가세 꺾인다"…경기 개선 흐름 불확실성↑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오는 8월부터는 증가세가 꺾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안도걸 기재부 2차관은 "전반적인 경기회복세가 유지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코로나 재확산에 따른 하반기 경기개선 흐름의 불확실성이 상존하고 있다"고 밝혔다.
기재부는 올해 6~7월 주택 매매 거래량이 전년 대비 36.5%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는데, 양도 후 세금을 두 달 이내에 신고 납부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빨라야 8월 세수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 1000만원이 넘으면 분납이 두 달 동안 가능하기 때문에 부동산 거래 감소분은 8월부터 11월까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가격변수가 오르더라도 거래 자체가 둔화됐기 때문에, 세수 증가세는 확실히 완화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설명했다. 부가세 부분도 7월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에 따른 매출 감소분은 10월(7~9월 실적) 세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듯 정부가 세수 전망에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데는 추가 지출 확대를 방어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수입이 증가하면서 재정수지 적자는 크게 개선됐다. 7월 말까지 통합재정수지는 54조9000억원 적자를 기록해 적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20조7000억원 줄었다. 관리재정수지는 41조2000억원 적자를 냈다. 적자폭은 전년 동기 대비 56조9000억원 개선됐다. 국가채무는 914조2000억원이었다.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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