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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2년여 만에 새 금융위원장을 맞이하게 된 금융권의 관심이 ‘인사태풍’ 여부로 쏠리고 있지만, 현재로선 미풍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통상 새 금융당국 수장이 온 뒤에 금융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연쇄 이동이 이뤄져 왔는데, 이미 대부분 연임을 확정 지은 상황이라 꺼낼 수 있는 카드가 한정적이기 때문이다.
3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에 따르면 고승범 신임 금융위원장 취임으로 변화가 예고되는 금융 공공기관은 소폭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 위원장은 이날부터 공식적인 임기를 시작했다. 전날 은성수 전 위원장이 퇴임한 뒤 문재인 대통령은 고 위원장에 대한 임명안을 재가했다.
금융권에선 고 위원장이 취임함에 따라 예금보험공사의 차기 사장 선임이 속도를 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기 만료를 앞둔 위성백 사장의 뒤를 이을 차기 사장 공모가 현재 진행 중이다. 예보 사장직은 금융위원장이 최종 후보를 대통령에게 제청하는 구조로 임명된다.
예보 차기 사장으로는 김태현 전 금융위 사무처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5년 만에 친정에 복귀한 고 위원장의 의중이 절대적인 만큼 금융위 출신 인사가 다시 예보 사장을 맡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예보 사장은 지난 6년 간 기획재정부 출신 인사가 맡아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 주요 핵심 보직을 두루 거친 김 전 사무처장이 차기 예보 사장에 가장 유력한 인물로 급부상했다"고 전했다.
다만 예보를 제외한 다른 금융 공공기관 등은 고 위원장 입장에서 변화를 모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신용보증기금, KDB산업은행, 한국증권금융 수장이 최근 임기 만료를 앞두고 이미 연임됐거나 금융위에서 자리를 옮겼기 때문이다. IBK기업은행이나 한국수출입은행 등 다른 기관 역시 현재 수장의 임기가 1년 이상 남아있는 상황이다.
금융위 내부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김 전 사무처장의 퇴임 이후 이미 주요 국장급에 대한 인사가 일어난 바 있다. 금융당국이 직면한 주요 현안이 많아 당분간 조직 안정에 중점을 둬야 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금융당국의 또 다른 관계자는 "현 상황에서는 취임 직후 대규모 조직 개편에 나서기 어려운 측면이 있어 보인다"며 "다만 일부 국장과 비서과장, 신설 과장 자리 등에 대한 소폭 인사는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한편 고 위원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가계부채 관리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가계부채가 거시경제 및 금융시장 안정을 훼손할 우려가 있다"며 "급증한 가계부채가 내포한 위험요인 제거에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정책역량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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