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10일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비공개로 열린 ‘코로나19 금융권 현안 간담회’에 참석하고 있다. /문호남 기자 munonam@
[아시아경제 김진호 기자] "누가 공을 얻게 될지, 책임을 지게 될지를 따지지 않고 (오직 국민만 생각한다면) 우리가 성취하는 일과 도달할 수 있는 곳에 한계는 없다."
취임 후 2년여 만에 금융위원회를 떠나는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마지막으로 후배들에게 '국민을 위한 금융위'가 돼 달라고 당부했다.
은 위원장은 3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공직 선배로서 후배들에게 마지막으로 마음 속 깊이 간직했던 문구를 들려주고 싶다"며 이같이 말했다.
은 위원장이 인용한 말은 미국의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명언이다.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에 임명됐을 때 공직 선배가 전해준 문구로 수출입은행장, 금융위원장 재직 기간 동안 항상 마음 속에 깊이 새겼던 문구라고 소개했다.
은 위원장은 지난 2년 간의 소회에 대해 "후배들의 헌신적 노력에 힘입어 어느 정도 많은 일은 해냈다"며 "코로나19 위기 극복에 기여한 점이 가장 큰 성과라고 자부한다"고 말했다. 그는 "175조원+@라는 역대급 규모의 금융안정대책을 통해 시장불안을 조기에 잠재웠다"며 "신속한 정책대응으로 기간산업의 연쇄도산 및 대규모 고용불안을 막았다"고 자평했다.
다만 그는 "코로나19로 많은 분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어 떠나는 발걸음이 가볍지만은 않다"고 했다.
전임 최종구 전 금융위원장부터 이어진 금융혁신 모멘텀도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은 위원장은 "전 부처 중 가장 높은 규제샌드박스 실적을 통해 명실공히 금융이 혁신의 첨병으로 자리매김했다"며 "금융권에 경쟁과 혁신을 불러올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빅테크의 등장으로 금융지형에 근본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전통과 혁신의 치열한 경쟁이 금융발전과 소비자 만족이라는 해피엔딩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소비자보호 및 서민금융 부문도 괄목할만한 성과가 있다고 했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부터 중금리대출 확대,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등을 대표적 사례로 꼽았다.
아울러 뉴딜금융, 혁신금융 국가대표 1000 등 혁신분야 마중물 공급기반 마련에도 힘썼다고 강조했다. 은 위원장은 "디지털·그린경제는 글로벌 경제질서의 변화를 주도하는 핵심분야인 만큼 앞으로도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2년여 간 함께 해준 금융위 직원들에 대한 애정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많은 성과는 금융위 직원들의 헌신과 팀워크가 없었다면 불가능했다"며 "특히 인사 및 기획부, 금융안정지원단 등 눈에 띄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소임을 다해준 직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다"고 했다.
한편 은 위원장의 바통은 고승범 전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이 넘겨받게 됐다. 문재인 정부의 세 번째 금융당국 수장을 맡게된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31일 취임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진호 기자 rpl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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