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서대문구와 마포구 일대의 아파트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전국의 아파트 매수심리가 소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정부의 집값 고점 경고에도 아파트값이 여전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집값 급등에 따른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기준 전국 아파트 매매수급 지수는 107.3으로, 지난주(108.2)보다 0.9포인트 내려간 것으로 조사됐다. 매매수급 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의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이다. 0에 가까울수록 수요보다 공급이 많음을 의미한다. 반대로 200에 가까울수록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뜻이다. 100을 넘어가면 매수심리가 강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112.4에서 110.8로 1.6포인트 내리며 매수심리가 다소 약해졌다. 서울은 107.3로 1.7포인트 내렸고 경기(114.5→113.1), 인천(114.5→113.6) 각각 1.5포인트 넘게 하락했다.
서울에서는 동북권이 108.2로 가장 높았다. 동북권은 지난주보다 1.3포인트 내렸지만, 6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매수심리가 높은 지역으로 나타났다. 동북권은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파트가 많은 지역의 재건축·교통 호재가 있는 단지를 중심으로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이 치솟고 있다. 노원구 아파트값 상승률은 최근 20주 연속 서울에서 가장 높다.
서남권이 106.8에서 105.2로 1.6포인트 하락했고 서북권(106.8→104.3), 동남권(105.3→103.2), 도심권(105.5→103.9) 등이 모두 전주 대비 1.3∼2.5포인트 내렸다. 매수심리가 꺾이면 아파트값 상승세도 함께 꺾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21%에서 이번 주 0.22%로 오름폭을 키우며 2018년 9월 셋째 주(0.26%) 이후 2년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부동산원은 “매물 부족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송파구 등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인근 중대형 단지나 강북권 주요 재건축 단지 위주로 아파트값이 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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