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29 11:49

[송승섭의 금융라이트]‘잭슨홀 미팅’에서 무슨 얘기해요?

금융은 어렵습니다. 알쏭달쏭한 용어와 복잡한 뒷이야기들이 마구 얽혀있습니다. 하나의 단어를 알기 위해 수십개의 개념을 익혀야 할 때도 있죠. 그런데도 금융은 중요합니다. 자금 운용의 철학을 이해하고, 돈의 흐름을 꾸준히 따라가려면 금융 상식이 밑바탕에 깔려있어야 합니다. 이에 아시아경제가 매주 하나씩 금융용어를 선정해 아주 쉬운 말로 풀어 전달합니다. 금융을 전혀 몰라도 곧바로 이해할 수 있는 ‘가벼운’ 이야기로 금융에 환한 ‘불’을 켜드립니다.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Fed) 의장 [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송승섭 기자]사람들은 살면서 크고 작은 ‘미팅’을 갖게 됩니다. 대학 시절 친구들과 함께 나간 미팅부터 거래처를 만나는 미팅까지. 그렇다면 글로벌 금융·투자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미팅이 뭘까요? 바로 ‘잭슨홀 미팅’입니다. 잭슨홀 미팅은 뭐고 누가 어떤 얘기를 나누는 걸까요?
잭슨홀 미팅은 매년 8월에 열리는 토론회입니다. 주제는 경제·통화정책이죠. 미국 내 휴양지로 알려진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기 때문에 잭슨홀 미팅이라는 이름이 붙었습니다. 캔자스시티 연방은행이 주최하고 주요국가 중앙은행 총재와 재무부 장관, 경제전문가들이 참석하고요.
잭슨홀 미팅은 1978년 시작됐고 1981년부터 매해 개최되고 있습니다. 초기부터 잭슨홀 미팅이 세간의 관심을 받은 건 아닙니다. 1985년까지만 해도 미국 내 농업 관련 이슈를 다루는 토론회 성격이 짙었습니다.
잭슨홀 미팅이 이름을 알린 건 1982년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인 폴 볼커가 참석하면서부터입니다. 이후 굵직한 경제 관료와 학자들의 주장이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하죠. 1998년 러시아가 모라토리엄(채무상환 유예)을 선언했을 때 연방준비제도위원회(FRB) 의장이 잭슨홀 미팅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예고했죠.
굵직한 금융·통화정책 '잭슨홀'에서 나왔다2010년 벤 버냉키 당시 미국 Fed 의장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도 양적완화 계획을 내놨고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일 때 주요국가에서 돈을 풀어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를 잭슨홀 미팅에서 드러낸 겁니다. 즉 잭슨홀 미팅을 지켜보면 중요한 경제·금융·통화정책의 변화를 파악할 수 있게 된 거죠.
올해도 잭슨홀 미팅에 세계의 관심이 쏠렸습니다. 현재 Fed를 이끌고 있는 제롬 파월 의장이 테이퍼링 계획을 발표할 거라는 관측이 컸었거든요. 테이퍼링이란 쉽게 말해 양적완화 기조를 조금씩 줄여나가는 겁니다. 미국이 코로나19로 시작된 양적완화를 조금씩 줄여나가면 한국을 포함해 세계 경제가 영향을 받게 되니 관심을 안가질 수가 없죠.
2013년에 당시 의장이었던 벤 버냉키가 테이퍼링을 발표했을 때도 시장에 큰 충격이 왔었죠. 테이퍼링을 시사하자 신흥국에서는 투자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면서 주가가 폭락했거든요. 한국 코스피 지수도 한 달 만에 2001에서 1800으로 급락했고요. 미국의 테이퍼링으로 유동성이 줄자 신흥국에 있던 돈을 먼저 뺐던 게 원인이었습니다.
주요 외신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잭슨홀 미팅에서 올해 안으로 테이퍼링을 시작할 뜻을 밝혔다고 합니다. 그는 "나도 대부분의 참석자처럼 경제가 기대만큼 광범위하게 발전한다면 올해 안에 자산매입 속도를 줄이기 시작하는 게 적절할 수 있다는 견해를 가졌다"고 말했다고 하죠. 다만 테이퍼링이 금리 인상의 신호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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