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국내선 청사 제주행 항공편 관련 안내. /문호남 기자 munonam@
[세종=아시아경제 문채석 기자] 올해 3조2000억원의 고용보험기금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정부가 재정건전화 방안 발표를 앞두고 내년 고용유지지원금을 올해의 절반으로 깎겠다고 밝혔다. 다음 달 초 고용노동부가 발표할 '고보기금 재정 건전화 방안' 발표 전 정책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6일 '재정사업 심층평가' 결과를 발표했다. 고보기금을 포함한 4개 사업군에 대한 평가였는데 고용유지지원금 관련 내용이 단연 눈길을 끌었다. 지원금 규모가 고보기금 재정건전성 관리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평가 결과는 내년 예산은 물론 고용부가 다음 달 초 발표할 기금 재정건전화 방안 등 향후 제도 개선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는 내년 고용유지지원금을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대폭 깎기로 했다. 지원금은 올해 본예산 기준 1조3728억원이다. 고보기금 재정 건전성 관리와 확장재정 정책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코로나19 한시 지원 사업 규모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기재부는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한시적으로 대폭 증가한 고용유지지원금은 내년에 올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축소하고 향후 코로나 극복 추이 및 고용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정상화할 것"이라며 "지원 목적을 기달성한 일부 고용장려금도 조정 대상"이라고 밝혔다.
고보기금 수지는 2017년 6755억원에서 2018년 -8082억원, 2019년 -2조877억원, 2020년 -6295억원으로 지속적으로 나빠졌다. 2019년은 보장성 강화를 위해 보험료율을 1.3%에서 1.6%로 0.3%포인트(p) 올린 해라 수지가 나빠진 것이다. 코로나 위기 때문에 지난해에 이어 올해 수지도 대폭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정부는 '청년내일채움공제' 지원 대상에서 중견기업을 제외하기로 했다. 청년이 중소기업에 취업해 2년간 일정 금액을 적립하면 정부의 지원으로 목돈을 마련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다.
고용부에 따르면 청년내일채움공제 만기금 수령자(누적 기준)는 지난달 말 기준으로 10만3683명으로, 2016년 7월 사업 시작 후 5년 만에 수령자 10만 명을 돌파했다. 제도도 어느 정도 궤도에 올랐고 코로나 위기를 이유로 지원금을 늘려나가기 어려운 만큼 중견기업은 빼기로 결정했다.
정부는 고보기금 재정 절감 재원을 석탄발전, 자동차 등 산업재편 구조조정 노동자들의 전직 지원금으로 돌리기로 했다. 기재부는 "절감 재원은 저탄소·디지털화 등 산업구조 재편에 대응한 직무전환·전직지원 등 노동전환 지원 및 디지털 분야 등 미래 유망분야 혁신인재 직업훈련 등으로 전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종=문채석 기자 chaes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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