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23 11:00

"韓, 美·日보다 제조업 인력 노령화 속도 빨라…50대 이상 비중 2배로"

[아시아경제 정현진 기자] 최근 10년 새 한국의 제조업 인력이 주요 제조 강국인 미국, 일본보다 빠르게 노령화하면서 제조업의 성장잠재력이 급격하게 악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23일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은 2010~2020년 '제조업 근로자의 고령화 추이'를 분석한 결과 50대 이상 제조업 근로자의 비중이 2010년 15.7%에서 지난해 30.1%로 14.4%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30대는 7.3%포인트, 청년층(15~29세)은 6.4%포인트, 40대는 0.8%포인트 감소했다.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한경연은 "최근 10년간 50대 이상 제조업 고령인력 비중이 약 2배 증가한 데 비해 미래의 성장 동력인 청·장년층 근로자 비중은 전부 줄어들어 제조업 인력의 노령화가 심각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주요 제조업 강국인 미국, 일본과 비교해보면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2011년 39.2세에서 지난해 42.5세로 3.3세 오른 반면 일본은 41.6세에서 42.8세로 1.2세 증가했고 미국은 44.1세에서 44.4세로 0.3세 오른 것에 그쳤다. 이 기간 중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 연평균 증가율은 한국이 0.90%로 미국보다 11.3배, 일본보다 2.8배 컸다.
현재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은 미국과 일본이 한국에 비해 아직 높지만 증가 속도는 한국이 더욱 빠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경연은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2026년부터 한국의 제조업 근로자 평균연령(44.9세)은 미국(44.6세)과 일본(43.6세) 모두 넘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연은 제조업 고령화의 원인으로 저출산에 따른 인구 고령화와 함께 각종 기업 규제가 영향을 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엄격한 노동규제로 인해 기존 정규직은 과보호되고 제조업의 투자와 고용이 위축돼 청·장년층의 노동시장 진입이 어려워진 탓이라고 분석했다. 제조업 일자리는 2010~2015년 사이 59만7000명 늘었으나 2015~2020년에는 7만1000명 증가하는데 그쳐 최근 5년간 제조업 고용이 크게 위축됐다고 한경연은 덧붙였다.

(자료제공=한국경제연구원)




최근 10년간 제조업 근로자의 연령대별 임금 추이를 보면 50대 이상 고령층의 임금 증가속도가 청·장년층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50대 이상 근로자의 월 평균 임금은 2010년 260만7000원에서 지난해 409만6000원으로 연 평균 4.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청년층(15~29세)은 연 평균 3.6%, 40대는 연 평균 3.3%, 30대는 연 평균 2.5% 늘어나 고령층에 비해 상대적으로 임금 증가속도가 낮았다. 한경연은 "산업인력의 고령화로 노동생산성은 저하되는 반면 기업의 인건비 부담은 가중될 것으로 전망돼 주력산업인 제조업의 활력이 급속히 둔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한경연은 고령층의 임금이 청·장년층보다 빠르게 오르는 이유로 호봉급 체계를 언급했다. 지난해 기준 100인 이상 사업장 가운데 호봉급을 도입한 곳은 절반 이상(54.9%)에 달했다. 이는 임금 결정시 직무의 중요도, 난이도 등 직무가치를 주로 반영하는 직무급(35.9%)이나 자격 취득, 훈련 이수 등 숙련의 향상정도 등을 고려하는 직능급(27.1%) 도입 비율보다 높았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직무가치·생산성을 반영한 임금체계로의 개편, 노동유연성 제고, 규제 완화 등으로 민간의 고용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교육·훈련 강화로 노동의 질적 향상이 뒷받침되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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