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아시아경제 손선희 기자] 지난 2분기 가계소득이 상위 20%에 해당하는 가구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 지급됐던 '전국민 재난지원금' 효과가 사라지자 소득 분배지표는 더욱 악화됐다.
통계청이 최근 발표한 2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상위 20%의 월평균 소득은 924만1000원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1.4% 증가했다.
반면 상위 20%를 제외하고 1~4분위에 해당하는 가구는 모두 소득이 줄었다. 1분위(하위 20%) 가구의 경우 월평균 소득이 96만6000원에 그쳐 6.3% 줄었고, 2분위(20~40%) 가구는 236만5000원으로 0.9%, 3분위(40~60%) 가구는 366만1000으로 0.7%, 4분위(60~80%) 가구는 519만2000원으로 3.1%씩 각각 감소했다.
전체 가구의 월평균 소득도 428만7000원으로 0.7% 줄었다. 2분기 가계소득이 줄어든 것은 2017년 2분기 이후 4년 만이다.
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지난해 5월 가구당 최대 100만원을 지급했던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기저효과로 작용하면서 나타난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이전소득을 제외하면 저소득층의 근로·사업소득은 늘었다. 소득 하위 20%의 근로소득은 2분기 19.6%, 사업소득은 16.1% 각각 늘었다. 하지만 재난지원금의 주 수혜 계층인 만큼 공적이전소득이 줄어든 것이 가계소득에 큰 영향을 미쳤다.
소득분배지표도 더욱 악화됐다. 가구원 수별로 나눈 가처분소득을 하위 20%와 상위 20% 대비로 비교하는 지표인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5분위 배율은 2분기 중 5.59배로 작년 동기의 5.03배보다 커졌다. 소득격차가 더 벌어졌다는 의미다.
다만 코로나 사태 이전인 2019년 2분기의 5.74배와 비교하면 분배 상황은 소폭 개선됐다.
세종=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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