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경기 안양시 집값이 거침없이 오르면서 보류지 매각가도 덩달아 치솟고 있다. 매각 주체인 정비사업 조합이 제시한 최저 입찰가보다 6억원 이상 높게 써내 낙찰된 사례도 나왔다. 매물이 부족한 가운데 매매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 평촌어바인퍼스트는 지난 18일 보류지 19가구에 대한 입찰 결과 전체 물량이 입찰 기준가보다 높게 낙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전용면적 39~84㎡로 이뤄진 이들 보류지는 적게는 2억원, 많게는 6억원 이상 높게 팔렸다.
보류지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이 분양대상자의 지분 누락 또는 착오가 발생하거나 향후 소송 등에 대비해 일반에 분양하지 않고 남겨두는 물량이다. 중도금 및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수 없고, 한 달 안에 잔금을 치러야한다는 단점이 있다. 서울 보류지 매물의 경우 시세와 비슷하게 책정돼 최근 유찰되는 경우도 많았다.
하지만 평촌어바인퍼스트 보류지 경매는 이 같은 흐름과 상반된 결과다. 입찰 기준가 8억2024만8000원으로 가장 비싸게 나온 84㎡ 20층 매물의 경우 6억6000만원 높은 14억8000만원에 낙찰됐다. 지난 5월 같은 면적의 실거래가 11억2000만원 보다 높다. 지난 6월 9억원에 거래된 전용 59㎡ 역시 최고 낙찰가가 10억7111만1000원으로 실거래가를 뛰어넘었다.
인근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는 "안양권 일대 최대 규모 새 아파트인데다 2027년 인동선(인덕원~동탄)이 도보 5분 거리에 들어서는 호재 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이미 호가도 상당히 많이 오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해당 아파트는 평촌 일대 부동산이 과열되면서 전용 59㎡ 호가가 10억5000만~12억원에 형성돼 있다. 반면 3850가구 중 매물은 14가구에 그친다.
여경희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인근 인덕원역에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 노선 정차가 확정됐고, 평촌 1기신도시를 중심으로 리모델링 이슈들이 많아 주거환경 개선 기대감이 쌓여 호가 위주로 일대 가격이 오르고 있다"며 "매매가격이 계속 오를 것이란 심리가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부동산 불장에도 대부분의 보류지는 유찰되고 있다"며 "이번 흥행은 입지적 특성이 작용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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