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18 11:38

서울 신축빌라 10건 중 3건이 '깡통전세'…강서는 83%



[아시아경제 김혜민 기자]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신축빌라 중 약 27%는 전세가율이 90%를 웃도는 이른바 ‘깡통주택’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서구는 그 비중이 80%에 달했고, 도봉·금천구도 절반 이상이 매매가보다 전세보증금이 높거나 비슷한 수준으로 집계됐다. 전세난이 심화하면서 신축빌라 전세금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부동산 플랫폼 다방을 운영하는 스테이션3가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바탕으로 올해 서울에서 지어진 신축빌라의 상반기 전세 거래 2752건을 전수 조사한 결과 전세가율 90% 이상인 거래는 총 739건이었다. 전체의 26.9%다. 심지어 전셋값이 매매가격과 같거나 더 높은 경우도 19.8%(554건)에 달했다.
‘깡통주택’ 비중은 강서·도봉·금천구 등 서울 서남부권에서 두드러졌다. 강서구는 전세 거래 351건 중 290건이 전세가율 90%를 웃돌았다. 전체의 82.6%로, 10건 중 8건이 깡통주택 우려가 있는 셈이다. 특히 화곡동만 252건으로 강서구내 고(高) 전세가율 거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도봉구는 40건 중 전세가율 90%를 넘는 전세거래가 22건(55%)에 이르렀다. 금천구도 121건 중 62건으로, 비율이 51.2% 수준이었다. 특히 독산동과 시흥동에 들어선 신축 빌라를 중심으로 깡통주택이 많았다. 은평구는 134건 중 57건(42.5%)의 전세가율이 90%를 넘었다. 역촌동과 갈현동을 중심으로 거래가 많이 이뤄졌다.
이밖에 강북·서대문·종로·양천·관악·구로 등에서 이뤄진 신축 빌라 전세 거래 중 절반 안팎이 전세가가 매매가의 90%를 넘는 것으로 파악됐다.
신축빌라에서 유독 깡통전세가 많은 것은 매매를 수월하게 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빌라 건설 사업자는 준공 이후 집주인 보다 세입자를 먼저 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보태면 매수자가 최소한의 자기자본으로 집을 장만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하는 것이다. 특히 부동산 시장 분위기가 좋을 때 이런 식의 거래가 많이 이뤄진다고 다방은 설명했다.
깡통주택은 집값 하락 시 문제가 생긴다. 집주인의 주택담보대출 금액이 줄고, 빌라 특성상 매매도 어려워질 수 있어서다. 이 경우 임대차 계약 만기 후 세입자가 집주인에 전세금을 돌려받을 때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방 관계자는 "전세수급 불균형과 시세급등으로 신축빌라를 중심으로 깡통주택이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빌라의 경우 아파트만큼 매매가 쉽지 않고 시세도 들쭉날쭉하기 때문에 최악의 경우 전세보증금을 떼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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