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14 10:00

상계주공14단지 예비안전진단 넘었지만… ‘넘사벽’ 안전진단에 막힌 재건축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준공 32년차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 14단지가 재건축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을 조건부 통과했다. 상계지구 16개 단지 중 9곳이 정밀안전진단 단계를 앞두면서 일대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는 분위기다. 반면 최근 안전진단 규제 강화로 2차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시는 단지가 늘며 일대 재건축 사업 속도를 늦춰야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4일 노원구청에 따르면 상계주공 14단지는 지난 3일 예비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조건부 통과 판정을 받았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A~E등급 중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이 단지는 예비안전진단 통과로 정밀안전진단 단계로 나아갈 수 있게 됐다.
1989년 준공된 상계주공 14단지는 지상 최고 15층, 26개동 2265가구 규모의 중층 아파트다. 지하철 7호선 마들역 앞에 위치한 역세권 단지로 58~118㎡(전용면적) 평형으로 구성돼있다.
14단지가 합류하면서 상계주공 단지 16곳 가운데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곳은 1·2·3·7·9·11·13·14·16단지 등 총 9곳이 됐다. 일대 재건축 단지 가운데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5단지로 올해 1월 정비구역 지정을 완료했다.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은 6단지는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앞두고 있다.
상계동 일대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한 이후 재건축 추진에 탄력이 붙는 분위기다. 이 일대 단지들은 다른 주요 재건축 단지보다 상대적으로 집값이 낮고 용적률이 높은 편에 속해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오 시장이 규제완화를 약속하면서 투자수요가 몰리고,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등 주요 재건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인 데다 노원구 일대는 이를 피해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반면 지난달 16일 태릉우성아파트가 재건축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시면서 일대 재건축 사업에 대한 빨간불이 켜지는 분위기다. 1985년 준공된 태릉우성은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 중 가장 오래된 단지로 2차 정밀안전진단 통과에 대한 기대감이 컸다. 하지만 1차 안전진단 점수인 48.98점(D등급)보다 10점 넘게 오른 60.07점(C등급·유지·보수)을 받으면서 발목이 잡혔다.
이에 따라 최근 안전진단 진행을 늦추는 일대 단지들이 늘고 있다. 상계주공 3단지는 지난달 26일 진행 중이던 정밀안전진단의 연기를 결정했다. 인근에 위치한 6단지로 당초 연내 추진하려던 2차 정밀안전진단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지난달 결론을 내렸다. 이번에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한 14단지 한 주민은 “아직 주민 회의를 해봐야 알 수 있겠지만 최근 안전진단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면서 속도를 조절하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노원 외에도 서울 곳곳에서 재건축 불가판정을 받는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다. 1985년 준공된 서울 강동구 명일동 고덕주공9단지는 지난해 말 1차 정밀안전진단을 D등급으로 통과했지만 지난달 적정성 검토에서 C등급을 받아 사업 추진에 제동이 걸렸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11단지도 지난 3월 2차 정밀안전진단에서 C등급으로 재건축 불가 판정을 받았다.
문재인 정부는 재건축 진행을 원천차단하기 위해 2017년 안전진단 평가 항목 중 하나인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기존 20%에서 50%로 확 높였다. 이로 인해 안전진단에서 고배를 마시는 단지들이 속출하면서 불만이 커지자 서울시는 지난 4월 구조안전성 가중치를 50%에서 30%로 낮춰달라고 공식 건의했지만 국토부는 현재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모양새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