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8.12 11:49

"이것이 오세훈 효과?" 잠실 재건축 다시 탄력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한동안 멈춰섰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일대 재건축 사업에 속도가 붙고 있다. 주민 이주가 끝났음에도 첫삽조차 못 떴던 미성·크로바 아파트(법정동 신천동)가 1년8개월 만에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했으며, 잠실 재건축 최대어로 불리는 주공5단지는 3년 만에 정비계획 수립의 걸림돌이던 교육환경영향평가를 넘어섰다. ‘재건축 정상화’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의 당선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잠실 재건축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2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건축소위원회는 최근 미성·크로바 재건축 조합이 제출한 설계 변경안을 통과시켰다. 2019년 말 설계안이 제출된 지 약 1년8개월 만이다. 이 사업은 그간 인허가권을 쥔 서울시의 건축 설계 변경 요구에 몸살을 앓아왔다. 지난 5월에도 건축위원회 심의에서 재심 의결이 나 소위원회 자문을 거치기도 했다.
문제가 된 것은 시공사 롯데건설이 제안한 스카이브리지, 미디어파사드(영상 미디어를 구현할 수 있는 외벽) 등 특화설계였다. ‘미래에서 온 건축물’이라는 시장 평가에도 서울시는 주변 경관을 해치고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이 때문에 미성·크로바는 2019년 상반기 이주를 완료했지만 착공이 차일피일 미뤄진 상태다. 지난해에는 조합 내부 갈등으로 조합장 등이 대거 교체되기도 했다.
이번 건축심의 통과는 서울시의 전향적 자세가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는 여러 지적 사항을 설계안에 반영시키면서도 스카이브리지와 중앙공원, 양쪽 커뮤니티 라운지 등 고급화 전략을 수용했다. 미성·크로바 조합은 바뀐 설계안을 토대로 사업시행계획 변경인가를 받은 후 연내 착공에 나설 방침이다. 앞서 주공5단지도 지난 9일 3년 도전 끝에 교육영향평가를 통과했다. 그동안 이 아파트는 서울시와 교육청이 단지 내 신천초등학교 부지 이전 및 기부채납 방식을 두고 의견이 갈리면서 심의가 지연돼 왔다. 이 때문에 정비계획안 역시 도시계획위원회 수권소위원회 상정마저 막혀 재건축 일정이 중단된 상태였다. 하지만 서울시가 초등학교 부지 확대를 요구하는 교육청의 주장을 받아들이면서 교육환경영향평가 벽을 넘어서게 됐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서울시 결정에 대해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으로 내건 오 시장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오 시장은 재건축 규제 완화를 공약하며 4·7 보궐선거에서 당선됐음에도 여당이 장악한 서울시의회나 국토교통부 동의 없이 직권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사실상 없어 규제 완화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하지만 최근 인허가권 관련에서 속속 성과가 나오면서 잠실 재건축 시계가 정상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다만 재건축 중심으로 확산된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는 규제 완화에 여전히 걸림돌이다. 자칫 오 시장이 부동산 정책 실패의 책임을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최근 잠실주공5, 압구정, 은마 등 주요 단지 주민 대표들과 간담회를 하는 등 재건축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결국 집값이 문제"라면서 "상승세가 지속되면 오 시장의 스피드 주택 공급은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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