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빌라 거래량이 늘고 있는 11일 서울 양천구 한 건물에서 바라본 빌라촌 모습. /문호남 기자 munonam@
"1년 만에 집값이 1억원 넘게 올랐습니다. 아파트가 아니라 빌라 얘기입니다."(서울 용산구 A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
아파트 매수 열기가 비(非)아파트로 옮겨 붙으면서 서울 지역 연립주택의 평균 매매가격도 1년 만에 11% 이상 급등했다. 특히 청약 당첨 가능성이 희박하고 자금력이 부족한 2030세대의 수요가 몰리면서 몇 개월 새 1억원 이상 오른 역세권 신축 빌라도 속출하는 분위기다.
11일 KB부동산 월간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7월 서울 연립주택 평균매매가격은 3억322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7월 2억9881만원과 비교해 11.17%(3339만원) 올랐다. 빌라로 불리는 연립주택은 수년 전까지만 해도 부동산시장에서 주목받지 못했다. 직전 1년(2019년 7월~2020년 7월) 평균매매가격 상승률은 2.74%에 그쳤다.

외면받던 연립주택시장이 뒤흔들린 것은 바로 2030세대의 패닉바잉 때문이다. 부동산 플랫폼 다방에 따르면 상반기 서울에서 거래된 다가구·다세대·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4가구 중 1가구는 30대 이하가 사들였다. 지난해 상반기(19.5%) 대비 5.1%포인트 늘어난 수준이다. 아파트 매맷값·전셋값 급등세가 지속되자 자금력이 달리는 2030세대가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매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지난 6월 마포구 서교동 지하철 2·6호선 합정역 인근 ○○빌라 76㎡(전용면적)는 5억9300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9개월 전 실거래가 5억원 대비 9300만원 높은 가격이다. 용산구 청파동 지하철 4호선 숙대입구역 인근 △△빌라 30㎡의 경우 지난달 7억6300만원에 팔렸다. 지난해 9월 6억원 대비 1억6300만원 뛴 시세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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