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7.14 13:00

“‘대단지 프리미엄’ 누리자”… 수도권 일대 이웃단지와 손잡고 ‘통합 리모델링’ 열풍



[아시아경제 류태민 기자] 정부의 재건축·재개발 사업 규제로 리모델링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가 늘고 있다. 규모가 커질수록 리모델링 사업성이 높아지는 데다 랜드마크 아파트로 탈바꿈해 시장 가치를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소규모 단지들이 기존에 누리지 못했던 각종 커뮤니티 시설도 갖출 수 있어 ‘대단지 프리미엄’에 대한 선호도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청백3단지(458가구), 청백4단지(520가구) 등 서울 노원구 월계동 일대 소규모 아파트들은 최근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 중이다. 이 단지들은 1998년에 준공된 단지로 건축연한(15년)을 충족해 리모델링이 가능한 곳들이다. 지리적 위치가 가깝고 소규모 단지라서 주민들은 단독 대신 통합 리모델링 사업을 진행하려는 의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들은 조합설립을 목표로 각 아파트 소유자들이 통합 리모델링 추진 준비위원회를 설립해 주민 동의를 이끌어내는 단계다. 한 입주민은 “통합 리모델링 의지가 있는 여러 소유주들이 모여 추진이 신속하게 이뤄지고 있다”면서 “한 달도 안돼서 주민 동의율이 30%를 넘긴 상태”라고 설명했다.
서울 외에도 1기 신도시에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단지가 생겨나고 있다.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일산동 후곡 11단지와 12단지는 지난 10일부터 본격적인 통합 리모델링 사업 추진에 들어갔다. 현재 총 1554가구 규모인 이 아파트들은 통합 리모델링을 통해 2000여 가구 규모의 대단지 조성을 계획 중이다. 특히 이 후곡 11·12단지는 지난 2011년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당시 부동산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 무산됐다. 최근 들어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으며 사업성이 높아지자 다시 추진에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통합 리모델링이 인기를 끄는 것은 ‘대단지 프리미엄’을 누리기 위함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조성하면 피트니스센터, 도서관, 게스트하우스 등 각종 커뮤니티 시설을 갖출 수 있어 입주민의 편의가 높아진다. 또한 가구 수가 대폭 늘면서 사업성이 높아져 ‘1군 건설사’가 시공하는 랜드마크 아파트로 탈바꿈도 가능하다. 거주 인원이 늘어날수록 입주자들이 분담하는 공용관리비도 절감 가능해 주민들의 선호도가 높은 편이다.
이 같은 혜택을 누리기 위해 1~2개 동으로 구성된 나홀로 아파트들도 통합 리모델링으로 돌아서는 추세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일대 반포한신타워(250가구), 블루힐하우스(125가구), 잠원중앙하이츠(126가구), 킴스빌리지(160가구) 등은 올해 상반기부터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단지들은 입지적 강점이 뛰어나지만 나홀로 아파트라 저평가된 부동산 가치를 통합 리모델링을 통해 이를 해소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단독보다는 통합 리모델링이 일반분양 물량도 더 많아 사업성이 높고 브랜드 파워를 키울 수 있어 건설사나 소유주 입장에서도 더 선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통합 리모델링은 각 단지별로 사정이 달라 주민 동의율을 이끌어내는 것이 쉽지 않아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 단점으로 꼽힌다. 실제로 2018년 이촌동 코오롱아파트와 강촌아파트 외에도 한가람아파트, 한강대우아파트, 우성아파트 등 5개 단지가 통합 리모델링을 추진했지만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현재 한가람아파트는 단독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 중이다.




류태민 기자 righ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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