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임온유 기자]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에 부는 재건축 바람이 거세지고 있다. 주공 2단지가 재건축 첫 관문인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상계지구 일대 16개 단지 중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단지만 7곳으로 늘었다. 정비사업 활성화를 공약한 오세훈 서울시장 취임으로 재건축 추진이 탄력을 받으면서 이 일대 집값도 거침없이 상승 중이다.
7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상계주공 2단지는 지난 5일 노원구청의 예비안전진단에서 조건부 재건축에 해당하는 D등급을 받았다. 재건축을 추진하려면 A~E등급 중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이번 예비안전진단 통과로 단지 주민들은 하반기 정밀안전진단을 추진할 계획이다.
1987년 준공된 상계주공 2단지는 15층, 23개동, 2029가구 규모의 중층 아파트다. 지하철 7호선 노원역과 중계역 사이에 위치해 있다. 32~68㎡(전용면적)의 복도식 소형 아파트로만 구성돼 있다.
2단지의 가세로 상계주공에서 예비안전진단을 통과해 정밀안전진단을 앞둔 단지만 1·2·3·9·11·13·16단지 등 총 7곳이 됐다. 5단지는 정비구역 지정까지 완료했으며 6단지는 정밀안전진단에서 D등급을 받아 공공기관의 적정성 검토를 앞두고 있다.
상계동 일대 재건축 추진은 오 시장 취임 이후 탄력을 받는 모양새다. 이 일대 아파트는 지은 지 30년이 훌쩍 넘어 노후화가 진행되고 있지만 그동안 집값이 낮은 데다 용적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사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하지만 서울 집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오 시장이 규제 완화를 약속하면서 투자 수요가 대거 유입되는 등 상황이 달라졌다. 서울시가 강남구 압구정동, 영등포 여의도동, 양천구 목동 등 주요 재건축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는 과정에서 노원구를 제외한 것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인근 A공인중개사사무소(공인) 관계자는 "올해 들어 이 일대 재건축 추진 단지가 늘면서 집값이 급등했다"면서 "교육 인프라도 잘 갖춰져 있어 투자자뿐 아니라 실수요도 꾸준히 유입되고 있다"고 말했다.
재건축 열기는 인근 중계·하계동 일대로 확산되며 노원구 전역의 집값을 자극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상반기 노원구 아파트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3.80%를 기록했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 가장 높다. 이 기간 강남권 아파트 가격 상승률은 △강남 3.05% △서초 3.31% △송파 3.54%였다.
정부가 이달부터 무주택자에게는 시세 6억원 이하 주택을 매입할 때 대출 규제를 완화하면서 중저가 아파트가 밀집한 노원구 일대 아파트에 대한 수요는 더 늘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임병철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도봉, 금천, 중랑, 노원 등은 여전히 시세 6억원 이하 아파트 가구 비중이 높은 편"이라며 "실수요자에 대한 대출 규제 완화로 이들 지역에 대한 관심은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온유 기자 io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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