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민영 기자] 네이버파이낸셜이 올해 연말 선보일 ‘네이버대출(가칭)’에 대한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특히 금융권은 과연 네이버가 미래에셋캐피탈과 어떤 상품을 내놓을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미래에셋캐피탈이 지난해 협업을 통해 선보인 대출상품에서 힌트를 찾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네이버와 미래에셋캐피탈은 지난해 4월 ‘퀵에스크로론’이라는 대출상품을 출시했다. 이후 약 5개월 동안의 누적 대출액은 300억원에 이른다.
퀵에스크로론은 네이버의 쇼핑 플랫폼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를 고객으로 삼는다. 미래에셋캐피탈이 판매대금 채권을 조기에 매입해 자금 회전을 도와주는 선정산(대출) 프로그램이다. 일종의 매출채권담보대출이다.
미래에셋캐피탈은 판매대금의 80%까지 선정산을 해주고 고객 구매가 확정되면 나머지 차액에서 이자만 떼고 판매자에게 지급한다. 구매 확정이란 상품이 배송된 뒤 반품 없이 거래가 종료된 것을 말한다. 이 대출 최대한도는 1억원이고 금리는 연 5.475%(일 0.015%) 고정이다. 판매대금 건별 이용 기간 만큼만 개별 이자가 부과되는 ‘일수대출’ 개념이다. 대출 실행부터 정산까지 3~4일가량 소요된다.
퀵에스크로론과 네이버대출은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를 위한 상품이라는 점이 같다. 또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와 미래에셋캐피탈이 공동으로 상품을 기획하고 출시한 것도 동일하다. 다만 퀵에스크로론은 매출채권을 담보로 잡고 있으나 네이버대출은 담보가 없는 순수 신용대출이다. 네이버파이낸셜은 최근 간담회에서 이를 ‘SME(Small and Medium-sized Enterprise) 대출’이라고 이름지었다. ‘중소상공인 대출’ 정도로 일컬어진다.
또 퀵에스크로론은 대출심사를 미래에셋캐피탈이 수행했으나 네이버대출은 미래에셋캐피탈의 지정대리인으로 선정된 네이버파이낸셜이 직접 대출신청을 받고 심사도 한다. 사실상 네이버가 기획 설계 출시하는 첫 번째 대출상품인 셈이다.
네이버파이낸셜 관계자는 “신용등급에 따라 연 4~10% 금리를 책정하고, 최대한도는 5000만원 내외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출기간은 짧으면 6개월에서 1년 이내 일 것으로 보인다.
금융권은 네이버대출이 성공할 지에 대해서는 물음표를 던지고 있다. 퀵에스크로론과 같은 상품은 매출채권이라는 담보가 있어 비교적 안전한 편이다. 다른 캐피털이나 저축은행도 유사한 상품을 판매한다. 그러나 신용대출은 대출자 대한 면밀한 평가와 부실을 대비해야 하는 만큼 네이버파이낸셜의 심사와 사후 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파이낸셜은 머신러닝 알고리즘,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처리 기술 등을 활용한 자체 대안신용평가시스템(ACSS)을 갖췄다고 자부했다. 최인혁 네이버파이낸셜 대표는 간담회에서 “SME가 자금 걱정 없이 사업에만 집중해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왜 스마트 스토어 판매자에게 돈을 빌려주려는 걸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이후 스마트 스토어에서 장사를 시작한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네이버에 따르면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온라인 창업에 뛰어드는 신규 판매자가 급격히 늘었다. 매월 새롭게 생겨나는 스마트 스토어는 2018년 월 평균 1만5000개 수준에서 지난 4월 기준 월 평균 3만5000개로 2년 새 약 2배 넘게 증가했다. 코로나19가 극성을 부렸던 지난 3월엔 2월 대비 34% 증가한 3만7000개의 스마트 스토어가 생기기도 했다.
우수 판매자도 느는 추세다. 최근 1년 간(2019년 7월~202년 6월) 연 매출 1억원 이상을 달성한 판매자가 2만6000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아직까지 판매자 중 67%가 20~30대이고 이들 대부분은 금융 이력이 부족해 은행 등 기존 금융권에선 대출을 받기 어렵다. 이들은 사업을 시작하고 키우는 단계에서 자금 융통에 애로를 겪을 수밖에 없다.
김민영 기자 my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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