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나랏돈 8000억원을 들여 민간에서 단기 일자리 11만개를 만든다. 기업이 청년을 채용하면 최대 6개월까지 인건비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청년 실업난이 발생하자 급한 불을 끄기 위해 내놓은 해법이다.
30일 고용노동부는 이날부터 민간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과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 참여 신청 접수를 시작한다고 밝혔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는 6만개 창출을 목표로 예산 5611억원이 투입된다.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은 2352억원 규모로 일자리 5만개를 만들 계획이다.
두 사업 모두 청년(만 15~34세)을 신규 채용하려는 근로자 5인 이상 중소·중견기업을 대상으로 한다. 벤처기업, 청년창업기업, 성장유망업종 등 일부 기업은 근로자 1~4인 기업도 신청 가능하다. 한 기업이 두 사업 모두 참여할 수 있지만, 참여신청 1개월 전 이후부터 권고사직 등 인위적 감원이 있었던 기업은 제외된다. 지원 대상으로 승인되면 오는 12월 말까지 채용한 청년에 대해 최대 6개월까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예를 들어 2020년 12월에 채용하면 2021년 6월까지 지원이 가능하다. 2~3개월 기간제 근로…부처·관계기관 총동원청년 디지털 일자리 사업은 청년을 정보기술(IT) 활용 직무에 채용한 기업에 월 최대 180만원의 인건비와 간접노무비 10만원을 지원한다. 직무 유형은 ▲홈페이지, 유튜브, SNS 관리 등 콘텐츠 기획형 ▲애플리케이션 개발, 빅데이터 분석 등 빅데이터 활용형 ▲기록물 전산화 및 DB화 등 기록물 정보화형 등으로 구분된다. 기업은 청년과 3개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한다는 조건으로, 최저임금 이상의 임금을 지급하고 4대 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청년 일경험 지원 사업은 청년을 단기 채용해 일경험 기회를 주는 기업에 월 최대 80만원의 인건비와 관리비 10%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기업은 청년과 2개월 이상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해야 하며, 채용한 청년에 대해 멘토를 지정해 업무지도·교육 등을 실시해야 한다. 채용직무에 제한이 없고 대학생 채용도 가능하다.
민간에서 청년 일자리를 만든다는 취지의 사업이지만 정부도 일정 부분 영향력을 발휘한다. 각 부처에서 추천한 기관, 협회 등이 전문성을 활용해 기업을 중점 발굴하는 '특화분야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사업 성과를 높이기 위해 청년 일자리 사업 운영위원회를 통해 부처 간 협력할 계획이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는 ▲신한류 연계 중소기업 온라인경쟁력 강화(문체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 1000명 ▲중소환경기업 청년 디지털 일자리(환경부, 한국환경산업기술원) 1000명 ▲AI 학습용 데이터 및 서비스·인프라 구축 지원(중기부, 지능정보산업협회) 1000명 등 1만8202명이 이에 속한다. 청년 일경험 지원의 경우 ▲호텔 실습생 채용 지원(문체부, 한국호텔업협회) 2100명 ▲여성기업 청년인턴 지원(여가부, 한국여성경제인협회) 800명 등 총 6950명이 특화분야에 해당된다."청년 실업, 예산보다는 제도 개혁으로 극복해야"통계청이 발표한 6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청년층(15~29세) 실업률은 10.7%로 1999년 6월(11.3%) 이후 최고치였다. 청년층 체감실업률을 보여주는 고용보조지표3(확장실업률)은 전년 동월 대비 2.2%포인트 오른 26.8%로 2015년 통계 작성 이래 최악을 기록했다. 지난달 구직활동 계획 없이 '쉬었음'이라고 답한 청년층 인구는 45만명을 넘어섰다. 청년 디지털 일자리·일경험 지원 사업은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침체로 청년 실업난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부가 새롭게 추진하는 일자리 사업이다.

다만 청년 실업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적으로 예산을 쏟아 붓기보다는, 각종 규제 개혁을 통해 기업의 경영 활동을 돕고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최영기 한림대 교수는 "청년 고용 충격에 정부가 손 놓고 있을 순 없으니 최대한 할 수 있는 범위에서 사업을 추진하는 건 이해할 수 있다"면서도 "예산을 대거 쓰지 않고도 청년 고용을 촉진하기 위한 지원 대책을 강구할 수 있는데, 그에 대한 고민이 보이지 않아 아쉽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특히 '한국판 뉴딜' 정책에서 청년 신규 채용을 확대할 수 있는 제도 개혁에 관한 고민이 안 보인다"면서 "기업이 요구하는 규제 개혁이나 노동 관련 제도의 변화 등 당장 효과는 보이지 않아도 중장기적으로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적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주로 IT벤처, 스타트업 등 신생기업들이 새로운 인력 수요를 창출하고 청년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주체"라며 "이들 기업이 감당하기 어려운 산업 규제, 노동 규제를 한시적으로 풀어주거나 세금을 감면해주는 등 여러가지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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