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1.04.04 13:36

영화 '기생충' 배경 반지하주택…"원천 제거 유도해야"

서울의 한 다세대주택 밀집 지역 모습




상습적 침수와 환기 불량 등으로 열악한 주거환경의 표본으로 꼽혀왔던 반지하주택이 최근 몇년새 감소하는 추세인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일부 지역에서는 증가세도 확인됐는데, 제도적 지원을 통해 반지하주택의 소멸을 유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반지하주택은 지난해 영화 '기생충'의 배경으로 등장해 국제적인 관심을 끌기도 했다.
경기연구원이 4일 발표한 '다중생활시설(반지하) 거주환경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경기도 내 반지하 주택은 2018년 9만6009가구, 2019년 9만3023가구, 지난해(이상 매년 9월 기준) 9만912가구로 매년 3000가구 정도씩 감소했다. 지난해의 경우 반지하 주택은 부천(1만5450가구), 수원(1만4452가구), 성남(1만2165가구), 안양(1만155가구) 등 대도시에 집중됐다.
시군별로는 성남시(-908가구), 의왕시(-512가구), 안산시(-402가구) 등에서는 멸실되는 추세인 반면 광주시(+132가구)에서는 오히려 신규 공급이 증가했다.
광주시에서 2018년 121가구, 2019년 119가구 등 최근 3년간 매년 100가구 이상의 반지하 주택이 새로 들어섰지만, 같은 기간 멸실된 반지하 주택은 2019년 33가구뿐이었다. 이는 광주지역에서 최근 소규모 주택 난개발이 성행한 것과 연관된 것으로 추정됐다.
서울에 근접해 개발압력이 높은 상황에서 광역교통망이 확충되자 빌라주택이 급증하면서 2019년 조례를 개정해 규제에 나설 정도였다.
2015년 통계청의 '주택 이외의 거처주거 실태조사'를 보면 전국 반지하 주택의 90%(서울 62.8%, 경기 27.3%)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오래된 반지하 주택은 실내오염에 취약하고 배수가 어려운데다 복잡한 임대차 관계로 민원이 잦다. 가구당 평균 전용면적은 76%가 40∼60㎡ 규모이나 거주 환경이 불량해 최저 주거기준 미달시설로 분류된다.
경기연구원은 ▲건축법 개정으로 신규 건축 허가 제한 ▲ 용도 변경형 리모델링으로 공동시설 또는 주차장 전환 ▲ 소유주·임차인 지원을 통한 이전·멸실 유도 등을 제안했다.
세부적으로는 반지하 거주민 대상 매입·전세 등 공공임대주택 주거 이전 지원 강화, 거주민 대상 긴급복지 주거지원(임시거처) 서비스와 이사비 지원 서비스 등 주거이전비용 지원, 반지하 주택 멸실 후 신축할 경우 소유주에게 용적률 완화 등 인센티브 지원 등이 제시됐다.
남지현 연구위원은 "반지하 주택은 화재 및 집중호우 시 신속한 대피가 어렵고 침수피해 위험이 있으며, 환기 및 채광 부족과 습기 등으로 거주환경이 매우 열악해 리모델링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자연 멸실을 유도할 수 있는 제도 개선을 우선 시행하고, 입지를 고려해 선택적으로 물리적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진단했다.




김동표 기자 letme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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