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은별 기자, 장세희 기자]우리나라의 2분기 경제성장률이 외환위기 이후 최대 폭으로 떨어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타격이 길어지면서 수출이 예상보다 훨씬 더 나빴던 것이 가장 큰 요인이다. 한국 경제는 17년 만에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하면서 경기 침체 국면에 빠져들었다.
23일 한국은행은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ㆍ속보치)이 447조4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3.3% 줄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당시였던 1998년 1분기(-6.8%) 이후 최저 수준이다. 소수점 두 번째 자리까지 비교하면 금융위기 때였던 2008년 4분기보다도 나빴다. 금융위기 당시엔 -3.28%, 올해 2분기는 -3.33%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회복이 느렸던 수출이 문제였다. 지난 1분기 -1.4%를 기록했던 수출은 2분기에 -16.6%까지 하락폭이 확대됐다. 수출은 1970년대 이후 최저 수준으로 사실상 역대 최악이다.
민간소비는 1분기 -6.5%에서 플러스 전환해 2분기에 1.4% 성장률을 기록했다. 국내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주춤했을 뿐 아니라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효과가 나타난 덕이다. 다만 정부소비는 1분기(1.4%) 대비 상승 폭이 0.4%포인트 떨어진 1.0%였다. 건설과 설비투자도 모두 마이너스로 전환했다. 1분기 0.5%를 기록했던 건설투자는 2분기에 -1.3%로 전환했고, 설비투자는 같은 기간 0.2%에서 -2.9%로 떨어졌다. 교역 조건 등을 감안한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 성장률은 -2.0%로 역시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4%) 이후 최저치로 떨어졌다.
1ㆍ2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나타낸 것도 기록적인 일이다. 한국 경제가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나타낸 것은 카드사태가 발생한 2003년 1분기(-0.7%), 2분기(-0.2%) 때다. 1997~1998년에는 3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통상 해외에선 2분기 연속으로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하면 리세션(Recessionㆍ경기침체)으로 간주한다. 성장률 지표를 통해 경기침체를 확인한 셈이다. 박양수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국가통계위원회에서 경기 정점을 2017년 9월로 제시한 바 있는데, 경기가 수축ㆍ하강기에 처해 있다가 코로나19 충격이 일어났고, 하강 속도가 급격히 빨라진 상황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1분기와 2분기를 합친 상반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0.8% 떨어졌다. 한은은 당초 상반기 성장률을 -0.5%, 연간 성장률을 -0.2%로 전망한 바 있는데 예상보다 하락 폭이 커지며 연간 전망치도 하향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현재 상황에서는 3, 4분기에 각각 1.8~1.9% 성장률(전분기 대비)을 기록해야 연간 -1% 성장이 가능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수출 외에 기업투자나 내수소비도 좋아질 요인이 없다"며 "코로나19가 종식되지 않은 상태에선 지지부진한 경제 상황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은별 기자 silverstar@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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