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종=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장세희 기자] 지난해 국세청이 고지한 종부세 납부 대상 가운데 과세표준 최저구간(3억원 이하) 해당자가 대폭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상대적으로 주택가격이 저렴했던 지역에서도 큰 폭의 오름세가 나타나면서 다수가 종부세 대상에 편입된 것이다. 초고가주택 보유에 대한 세부담을 높여 부동산 과다보유를 억제한다는 종부세 도입 취지가 점차 퇴색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7일 국세청이 국회에 제출한 ‘2019~2020년 주택분 종부세 과세표준 구간별 고지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종부세를 고지받은 인원은 66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14만7000명(28.3%) 증가했다. 이 가운데 3억원 이하 과표구간에 해당하는 납세자는 같은 기간 5만9000명이 늘어난 41만2000명을 기록했다. 정부는 앞서 부동산 가격 안정화 대책의 일환으로 2018년 세법 개정을 통해 2019년 고지분부터 과세표준 3억원 이하 구간을 신설한 바 있다. 해당 과표구간 내 대상자 증가 규모는 신설 2년 차인 지난해 고지액에서 처음 확인된 것이다.
종부세 ‘입구’로 줄줄이… 3억 이하 구간 16.7% 증가
종부세는 주택의 공시가격에서 과세기준금액(공시가격 6억원·1세대1주택 9억원)을 뺀 과세표준에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을 곱해 산출한다. 이를 감안하면 과표구간 3억원 이하는 기준시가로 약 12억원 정도의 주택이 해당된다.
3억원 이하 과표구간 종부세 대상자 증가는 주택가격의 단기급등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해당 구간 고지세액은 최근 부동산 가격 증가에 따라 신설 첫 해인 2019년 총 1346억원에서 지난해에는 1566억원으로 220억원(16.3%) 증가했다. 6억원 이하 고지세액 증가율이 22.7%, 12억원 이하(56.3%), 50억원 이하(80.5%), 94억원 이하(48.5%), 94억원 초과(24.2%) 등 상위 구간과 비교하면 증가율은 낮은 수준이지만 현재의 가격 상승 추세가 이어질 경우 3억원 이하 과표구간에 종부세 대상이 속속 몰릴 가능성이 높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 상승뿐 아니라 공시지가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으로 대상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면서 "세금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면세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천·강북·도봉구…非 인기는 옛말, 외곽지역 종부세 납부자도 급증
3억원 이하 과표구간 확대는 그동안 종부세 ‘무풍지대’였던 서울 금천, 강북, 도봉구 등 서민주거지역의 납세자와 금액 급증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서울시 주택분 종부세의 2019년 구별 결정세액 현황을 보면 결정인원은 29만5362명, 결정세액은 6193억6400만원으로 2017년 대비 각각 60.1%, 161.7% 급증했다. 종부세 납부 인원과 세액 기준으로 강남·서초·송파·용산 4개구가 전체의 70% 가까이를 차지했지만 금천, 강북, 도봉구 등의 결정인원과 세액 증가율은 눈에 띄었다. 종부세를 내는 사람이 2017년 860명에 불과했던 금천구는 2019년 1454명으로 증가했다. 이들이 내는 세액도 5억4600만원에서 15억7200만원으로 늘었다. 2년 사이 증가율을 보면 인원은 69.1%, 세액은 187.9%나 뛴 셈이다.
2019년 강북구의 종부세 결정인원은 1608명, 세액은 25억700만원인데 2년 사이 44.2%, 243.4% 급증했다. 도봉구는 2019년 2134명, 19억6400만원으로 각각 46.4%, 142.8% 늘었다.
이에 대해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부동산 정책 강화의 풍선효과로 아파트 외 주택(연립·다세대)이나 그간 가격 상승에서 소외되던 서울 내 일부 지역 등에까지 수요가 몰린 결과"라면서 "자산가격이 급등하는 최근 추세에서 그간 움직이지 않던 구간과 지역이 함께 움직이고 있어 향후 거둬질 종부세 규모는 더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부동산학회장인 서진형 경인여대 교수는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 상승 뿐 아니라 공시지가 현실화와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으로 대상자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는 점은 문제"라면서 "세금으로 시장을 안정시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며, 면세 범위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장세희 기자 jangsa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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