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일 세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는 지난해 12월31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상점이 폐업 안내문을 붙이고 문을 닫고 있다./강진형 기자aymsdream@
[아시아경제 주상돈 기자] 물가상승률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2년째 0%대에 머물렀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막대한 돈을 투입했지만 이 돈이 시장에서 돌지 않고 있는 셈이다.
통계청이 지난해 12월31일 발표한 '12월 및 연간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올해 연간 소비자물가지수는 105.42(2015년=100)로 전년대비 0.5% 상승에 그쳤다. 지난해 0.4%에 이어 2년 연속 0%대를 기록했다. 2년 연속 0%대 물가는 1965년 관련 통계작성이후 처음이다. 또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0%를 기록한 것은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0.8%)을 비롯해 2015년(0.7%), 2019년(0.4%) 등 네 차례 뿐이다.
2년 연속 0%대 물가를 기록하면서 소비부진에 따른 경기침체에 진입한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계절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따른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지수(근원물가)' 역시 1년 전보다 0.7%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는 외환위기 여파가 이어지던 1999년(0.3%) 이후 가장 낮은 상승률이다. 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일년 전보다 0.4% 상승했는데, 이 역시 1999년(-0.2%) 이후 최저를 나타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0% 저물가는 코로나19 영향이 가장 크다. 통상 정부가 돈을 많이 플면 인플레이션이 일어난다고 보는데 이번엔 정부가 돈을 많이 풀었음에도 저물가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건 결국 코로나19에 경기, 소비가 위축되면서 정부가 아무리 돈을 풀어도 주식 시장 등에만 쏠리고 내수 시장에선 돈이 안 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향후 물가의 관건도 코로나19에 달려 있다고 전망했다.
한편 1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0.5% 상승했다. 올 10월(0.1%)에 이어 3개월 연속 0%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계절적인 요인이나 일시적인 충격에 의한 물가변동분을 제외한 기조적인 물가상승률인 농산물 및 석유류제외지수는 전년 보다 0.9% 올랐다. 저유가 등에 따른 물가하락 압력을 제외한 수치다.
주상돈 기자 d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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