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경제 김보경 기자] 정부가 2030년까지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성장하겠다는 비전을 세웠다. 이를 통해 연간 8만7000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지역사회·주민과 발전수익을 공유하는 상생 지원책을 통해 해상풍력 보급을 적극 확대할 방침이다.
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 환경부는 17일 이러한 내용의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합동 발표했다. 이날 발표에는 해외 국가들에 비해 추진 속도가 더뎠던 해상풍력 보급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정부 의지가 담겼다. 전 세계 해상풍력은 유럽, 중국을 중심으로 지난해 말 기준으로 29.1GW 규모가 설치됐다. 최근 일본, 대만 등도 해상풍력을 확대하기 시작해 2030년 전 세계 누적 설치량이 177GW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해상풍력은 높은 잠재량, 대규모 단지 개발 가능, 낮은 환경 피해, 높은 이용률 등의 장점을 갖고 있어 재생에너지 분야에서 빠른 성장 속도를 보이고 있다.
◆"2030년 해상풍력 12GW 달성"= 현재 상업 운전 중인 국내 해상풍력은 탐라(30MW), 영광(34.5MW), 서남해 실증(60MW) 등으로 다 합해 124.5MW 규모에 불과하다. 정부는 10년 후 해상풍력 설비 규모를 12GW까지 끌어올려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다. 터빈제조, 해상구조물 제작·운반·설치 등 해상풍력 관련 총 63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민간투자를 통해 연간 8만7000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려면 대규모 프로젝트 중심의 해상풍력 단지가 확대돼야 한다. 그동안 주민 반대, 환경 피해 우려 등 민원이 발생하면 각종 인허가를 받을 수 없어 사업 추진에 애로를 겪어왔다. 정부 관계자는 "해상풍력은 입지발굴, 인허가, 설치 등에 7년 이상 소요된다"며 "향후 3년간 추진 속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발표한 해상풍력 3대 추진 방안은 ▲정부주도 입지발굴 및 인허가 간소화 ▲주민수용성 및 환경성 강화 ▲대규모 프로젝트 연계 산업경쟁력 강화 등이다. 정부는 어업 영향이 적으면서 해상풍력에 적합한 부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할 방침이다. 올해 추경예산 10억원을 들여 입지정보도를 구축하고, 60억원을 투입해 경제성·환경성에 대한 기본 타당성 조사를 실시한다.
또한 40MW 이상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을 설치·운영하기 위한 '직접화단지' 제도를 도입을 추진한다. 계획수립 단계부터 민관협의회를 구성해 지역주민 의견을 수렴하는 한편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직접화단지 개발을 촉진한다는 구상이다.
지난 3월부터 운영 중인 산업부-해수부 협의회를 통해 해양·수산업 정책과 해상풍력 사업간 정합성을 제고하는 한편 국내 환경에 적합한 인허가 통합기구를 설치한다. 100MW 이상 해상풍력 설비에 중복 시행되고 있는 환경영향평가와 해역이용협의를 하나로 통합하는 등 인허가 체계를 합리화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주민 인센티브 확대…"사업 지연 막는다"= 국민참여를 확대하는 '국민주주 프로젝트'를 추진해 주민 수용성을 높인다. 주민참여형 사업의 경우 REC 가중치(최대 0.2)를 활용해 주민에게 중장기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모델을 만든다. 지역주민은 사업에 투자하고 발전·이자수익을 가져가는 구조다. 지자체주도형으로 사업을 추진할 경우 REC 가중치(최대 0.1)를 부여해 지역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해상풍력과 연계해 인근 지역 관광업, 수산공업을 활성화 하는 다양한 방법도 강구한다. 조업구역이 줄어드는 것을 최소화하는 한편 해상풍력 하부구조물을 양식장으로 조성하는 등 해상풍력·수산업 공존기술을 개발한다.
내년 상반기에는 '이익공유 가이드라인'과 '주민수용성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 보상금이나 지역발전 지원금을 따내기 위해 보상을 위한 반대를 하거나 사업성이 악화되는 상황을 막기 위함이다. 피해보상 및 주민·지역 지원은 ▲수산업법에 의한 개별보상 ▲발주법에 의한 주변지역 지원 ▲REC 가중치(지자체주도형, 주민참여형)를 통한 이익공유 등 3가지로 투명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주민수용성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실질적 이해당사자 중심의 의견수렴을 강화한다. 이를 통해 소수 주민의 반대로 장기간 사업 추진이 지연되는 것을 막겠다는 복안이다.

▲SK건설이 울산 앞바다에 시공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상풍력발전소 조감도
그 밖에 소음, 진동 등 환경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시공공법을 적용하고, 해상풍력용 KS 인증을 받은 제품을 사용한 발전단지에 한해 REC 가중치를 부여하기로 했다.
해상풍력 설비 조성을 마친 후 최대 3년까지 해양환경에 미치는 영향 조사를 실시하고 피해가 발생할 경우 피해저감 조치를 시행한다. 사업이 종료 또는 중단된 경우 사업자가 설비에 대한 원상회복 의무를 적기에 이행하도록 이행보증금 예치 방안을 마련한다. 건설·운영·철거 등 해상풍력 전(全)주기에 대한 환경성을 제고하겠다는 방침이다.
◆2.4GW 서남권 해상풍력 본격 추진= 전북 고창, 부안 해역에 자리한 2.4GW 규모 서남권 해상풍력단지 건설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일 산업부와 지자체, 한국전력공사, 한국해상풍력 등이 해상풍력 단지 건설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지난해 60MW 규모의 실증단지를 완공했고, 2022년부터 시범단지(400MW)와 확산단지(2GW)를 단계적으로 착공할 계획이다.
2028년 확산단지까지 준공되면 총 2.46GW의 대규모 해상풍력단지가 들어서게 된다. 이는 224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가능한 규모다. 정부는 서남권 해상풍력단지 건설로 23조원 규모 경제유발효과와 9만개의 직·간접 일자리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 밖에 정부는 ▲신안 해상풍력(8.2GW) ▲울산(1.4GW)+동남권(4.6GW) 부유식 해상풍력 ▲제주(0.6GW) ▲인천(0.6GW) 등 대규모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해상풍력 보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세종=김보경 기자 bkly477@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