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 업데이트 20.07.17 11:12

제주·강원 호텔 북적이는데…수도권엔 구조조정 칼바람



[아시아경제 이승진 기자] 신종 코로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수도권 주요 호텔에 구조조정 칼바람이 불고 있다. 여름 휴가철을 맞아 휴가객이 몰리며 숙박 대란이 벌어지고 있는 제주, 강원도 등 주요 관광지와는 정반대 모습이다.
17일 호텔 업계에 따르면 밀레니엄 힐튼 서울은 구조조정을 둘러싼 노사 간 대립이 격화하고 있다. 힐튼 호텔 직원들은 코로나19로 호텔 수익이 악화되자 지난 3월부터 월급의 70%를 받는 유급휴직에 들어가는 등 고통 분담에 나섰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며 호텔 사업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호텔 측은 노조에 90명 인력감축안을 내밀었다.
호텔 측은 인력감축안은 경영악화로 인한 비용 절감 방안 중 하나지만, 확정된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노조는 임금동결을 제시하는 등 경영정상화에 동참했지만 사측의 무책임한 경영의 결과를 직원들에게 떠넘긴다고 반발하며 양측 갈등의 골은 깊어져 가고 있다.
호텔 및 카지노를 운영하는 인천의 파라다이스시티도 대규모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외국인 카지노 매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파라다이스시티는 코로나19로 외국 관광객 발길이 뚝 끊기며 장기간 경영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파라다이스시티는 현재 스파와 클럽, 테마파크를 비롯해 58개 스위트룸으로 구성된 아트파라다이소 건물도 폐쇄한 상황이다.
이에 파라다이스시티를 운영하는 파라다이스그룹은 이달부터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임원 20% 퇴진 ▲전 직원 유무급 휴가 확대 ▲파라다이스시티 장기 무급휴가 등이 그 내용이다.
서울의 주요 특급호텔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투숙객 중 해외의 마이스((MICEㆍ기업회의ㆍ포상관광ㆍ컨벤션ㆍ전시회) 단체 손님이나 해외 관광객 비중이 절반 이상에 달하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발길이 뚝 끊겼기 때문이다.
더플라자 호텔을 운영하는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지난 3월 시행한 유급 휴직의 구체적 종료 계획 없이 계속 진행 중이다. 더플라자 호텔은 코로나19의 영향으로 3월 평균 객실 가동률이 20~30% 수준으로 떨어지며 희망 직원에 한해 유급 휴직에 들어갔다. 임원들은 기본급 20%와 총지배인ㆍ팀장급 직책 수당을 3개월간 반납을 결정하기도 했다.
국내 대표 특급호텔인 호텔롯데와 호텔신라도 수개월째 유급휴직을 시행 중이다. 제주에 있는 호텔의 경우 7월과 8월 예약률이 90%를 웃돌고 있지만 서울은 지난해와 비교해 투숙률이 40% 이상 떨어지는 등 코로나19 타격에서 회복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텔롯데는 지난달 임금피크제에 들어가는 만 58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시행했다.
서울의 한 특급호텔 관계자는 "올해 2월 이후 외국인 투숙객은 제로에 가깝다고 보면 된다"며 "야외 수영장이 있는 서울의 일부 호텔은 휴가철을 맞아 내국인 수요가 늘고 있지만 그렇지 않은 호텔들은 개점 휴업상태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반면 제주, 강원 등 주요 관광지는 휴가객이 몰리며 숙박 대란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의 특급호텔들은 8월 말까지 주말 객실 예약이 모두 끝난 상황이다. 롯데리조트 속초의 경우 7월 주말 평균 예약률이 평균 90%를 넘어섰다. 성수기를 맞아 숙박요금이 30% 이상 증가했지만 휴가객들은 빈 방이 없어 못 구하는 상황이다.
이처럼 주요 관광지와 수도권 호텔이 극과 극의 상황에 놓이자 수도권 호텔들은 호캉스(도심 호텔에서 즐기는 휴가) 고객이라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더플라자 호텔은 원하는 시간에 체크인해 24시간 후 체크아웃할 수 있는 '24시간 프리패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오후 2시에 체크인해 다음 날 오전 11시 체크아웃하는 것과 달리, 심야에 체크인을 하더라도 다음 날 같은 시간에 체크아웃 해 24시간을 온전히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호텔신라 역시 이와 유사한 '스위트 허니문' 패키지를 내놨다.
앞서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 호텔은 5성급 호텔 최초로 홈쇼핑을 통해 숙박권을 판매한 바 있다. 호텔의 생존 자체가 위기인 상황에서 브랜드 이미지까지 고려할 여력이 없다는 판단에 따른 조치다.




이승진 기자 promotion2@asiae.co.kr
<ⓒ경제를 보는 눈, 세계를 보는 창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전체 뉴스 순위

칼럼/MG툰

English News

전체보기

유튜브

전체보기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