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5.11 18:26최종 업데이트 21.05.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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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십자 코로나19 치료제 조건부 허가 불발 "효과·안전성 모두 미흡"

식약처, 검증 자문단 회의결과에 따라 중앙약심 개최하지 않고 조건부허가 신청 철회키로

셀트리온 렉키로나주 이후 종근당 나파벨탄주, 녹십자 혈장치료제 등 국내 코로나19 치료제의 조건부허가가 잇따라 불발되면서 국산2호 신약 탄생이 요원해지는 모양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녹십자의 코로나19 혈장분획치료제 '지코비딕주(항코비드19사람면역글로불린)'에 대한 1차 자문 결과에 따라 추가 자문을 진행하지 않고 조건부허가 신청을 철회한다고 11일 밝혔다.

지코비딕주는 코로나19 감염증 회복기 환자의 혈액 속 항체를 고농도로 농축해 만든 혈장분획치료제다.

식약처는 녹십자의 3상 조건부 허가 신청에 따라 임상시험 결과를 검토하기 위해 1차 자문단인 '코로나19 치료제·백신 안전성·효과성 검증 자문단'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검증 자문단 회의에는 감염내과 전문의, 임상 통계 전문가 등 5명이 참석했다.

제출된 임상시험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수행된 초기 2상(2a상) 임상시험 1건이며 12개 임상시험기관에서 환자 63명에게 공개·무작위배정 방식으로 위약(생리식염수)을 투여하는 환자군(대조군, 17명)과 시험약 3개 용량을 투여하는 환자군(시험군, 2,500㎎ 15명, 5,000㎎ 15명, 1만㎎ 16명)으로 나눠 임상시험을 수행했다. 허가 신청된 투여 용량은 1만㎎으로 1회 정맥투여다.

제출된 초기 2상 임상시험은 적절한 치료 용량을 찾아내고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치료적 탐색 임상시험다.

임상시험의 설계와 목적이 치료효과 입증을 위한 허가용이 아닌 후속 임상을 위한 과학적 근거로 사용되도록 계획된 임상시험이지만, 녹십자는 조건부 허가 신청을 위해 해당 임상결과를 제출했다.

제출된 초기 2상 임상시험은 치료 가능성을 평가하기 위한 임상 증상 개선, 사망률, 산소치료일수, 입원일, 바이러스 음전 등 11개의 탐색적 유효성 평가지표를 사용해 평가했으나, 치료 효과를 입증하기 위한 1차 유효성 평가지표(주평가지표) 설정이나 통계학적 검정은 이뤄지지 않았다.

평가 결과, 11개 탐색적 유효성 평가지표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의 효과 차이는 전반적으로 관찰되지 않았다.

검증 자문단은 "제출된 자료를 종합할 때, 제출된 초기 2상 임상시험결과는 당초 계획한 대로 탐색적 유효성 평가 결과만을 제시한 것으로 입증된 치료 효과를 제시하지 못했다"면서 "시험대상자 수가 적은 데다 대조군·시험군 환자가 고르게 배정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공개시험 일부 환자에 기존 코로나19 치료제 표준치료(렘데시비르, 덱사메타손)를 활용했기 때문에 이에 따른 효과를 배제할 수 없는 한계도 있다"면서 "녹십자의 혈장치료제를 3상 임상시험을 조건으로 허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추후 치료 효과를 확증할 수 있는 추가 임상시험결과를 제출받아 허가심사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전성 역시 조건부 허가의 허들을 넘기에 부족한 것으로 판단됐다.

녹십자가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이상반응은 전체 시험군 중 21명(45.65%), 대조군 3명(17.65%)에서 발생했다. 대부분 경증에서 중등증이었으나 시험군에서만 사망이 3건, 주입관련 이상반응 2건이 발생했다.

사망 2건은 약물과의 인과관계가 없었고 1건은 약물과의 관련성 평가 불가능으로 보고됐다. 주입관련 이상반응은 발열과 홍반으로 모두 경증이었다.

지코비딕주와 같은 면역글로불린 제품에서 보고돼 관심 이상반응으로 설정한 혈전, 신부전증 및 신기능장애 등은 시험군과 대조군 모두에서 보고되지 않았다.

검증 자문단은 "시험군에서 사망이 3건 발생했으나 환자의 기저질환, 코로나19의 중증도(중증 폐렴) 및 시험대상자수가 적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안전성에 대한 명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면서 "후속 임상 시 이상반응을 주의 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냈다.

식약처는 이번 검증 자문단의 회의 결과에 따라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3중 자문절차 중 2단계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 회의는 개최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식약처는 "추후 ‘지코비딕주’의 후속 임상시험(3상)을 계획할 경우, 충실히 설계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라며 "코로나19 치료제·백신의 허가심사 과정에 있어 다양한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는 한편, 철저한 허가·심사가 이뤄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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