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이언 윌리엄스 교수 "조기경보시스템 'NEWS' 도입 이후 NHS 환자안전 체계 변화"
[뷰노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③ AI 의료 확산 속 '공통 언어' 구축 필요성…패혈증·급성질환 환자 사망률 20%, 심정지 50% 감소
뷰노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
뷰노(VUNO)가 지난 2월 7일 국내 의료 인공지능(AI) 기업으로는 처음으로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을 열었다. 국제 신속대응시스템 학회(iSRRS)의 공식 후원을 받았으며, 중환자의학 전문의, 디지털 헬스 분야 연구자, 정부·공공기관 관계자 및 해외 전문가들이 참석해 각국의 AI 기술을 활용한 조기경보시스템(EWS)의 임상 가치와 향후 발전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이번 서밋에서는 유럽중환자의학회(ESICM), 세계중환자의학회연맹(WFSICCM) 회장을 역임한 장-루이 빈센트(Jean-Louis Vincent) 교수, 국제 신속대응시스템 학회 초대 회장을 역임한 마이클 A. 데비타(Michael A. DeVita) 교수, 국가 조기경보 점수 NEWS와 NEWS2 개발을 주도한 브라이언 윌리엄스(Bryan Williams) 교수 등 전 세계 중환자의학 및 환자 안전 분야의 권위자들이 참석해 각국의 AI 기술을 활용한 신속대응시스템과 조기경보시스템의 임상 사례를 공유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각 강연의 주요 내용을 시리즈 형태로 게재한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환자 안전 개선을 위해서는 의료진 간 공통된 임상 평가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인공지능(AI) 기반 의료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의료 현장에서 환자 상태를 일관되게 평가하고 공유할 수 있는 표준화된 임상 시스템이 환자 안전 확보의 핵심이라는 것이다.
영국 유니버시티칼리지 런던(UCL) 의학과 학과장이자 영국 국가 조기경보점수(NEWS, National Early Warning Score) 개발을 주도한 브라이언 윌리엄스(Bryan Williams) 교수는 뷰노가 개최한 '글로벌 환자안전 서밋 2026(Global Patient Safety Summit 2026)'에서 '영국에서의 신속대응시스템(RRS) 진화: 조기경보시스템(EWS)이 임상 성과를 개선하는 방식(Evolution of RRS in the UK: How EWS Improves Clinical Outcomes)'을 주제로 발표하며, NEWS 도입 이후 NHS(영국 국가보건서비스) 의료 시스템 변화를 소개했다.
자료=브라이언 윌리엄스(University College London) 교수 발표 자료 중 일부.
NEWS, 단순 점수 아닌 의료 환경 '공통 언어'…병원 내 심정지 발생 50% 감소
NEWS는 호흡수, 산소포화도, 혈압, 맥박, 체온, 의식 수준 등 기본 생체징후를 기반으로 환자 상태를 점수화하는 조기경보 시스템이다. 각 지표 이상 정도에 따라 0~3점 가중치를 부여해 총점으로 환자 상태 위험도를 평가한다.
개선 버전인 NEWS2는 급성 섬망 반영, 고탄산혈증 환자를 고려한 산소포화도 평가 체계 보완 등을 통해 적용 범위를 확대했다. 두 시스템은 특정 질환 진단 도구라기보다 환자의 생리학적 불안정성을 표준화해 표현하는 평가 체계로 병원뿐 아니라 구급차, 1차 의료기관, 지역사회 돌봄 환경에서도 동일 기준 적용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현재 영국 급성기 병원의 약 98%와 구급차 서비스 100%가 NEWS를 도입했다. 도입 이후 패혈증 및 급성 질환 환자 사망률 약 20% 감소, 병원 내 심정지 발생 약 50% 감소 등의 임상 성과가 보고됐으며 환자 생체징후 기록 정확도 향상과 24시간 대응팀 구축 등 의료 시스템 운영 변화도 나타났다.
윌리엄스 교수는 NEWS 개발 이전 NHS에서는 병원과 병동마다 서로 다른 조기경보 점수를 사용하면서 의료진 간 환자 상태 해석에 혼선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환자 악화를 전달받아도 점수 의미가 기관마다 달라 대응이 늦어지는 문제가 있었다"며 "환자 상태 평가와 대응 방식을 표준화하고 의료 시스템 전반에서 통용되는 공통 언어를 구축하는 것이 필요했다"고 회상했다.
이에 NHS는 국가 차원의 조기경보 시스템 NEWS를 개발했으며 당시 ▲환자 악화 조기 탐지 ▲신속 대응 ▲대응 의료진 역량 확보를 핵심 목표로 설정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항공 관제처럼 위험 관리가 중요한 분야는 공통 언어와 표준 절차를 사용한다"며 "의료도 마찬가지다. 기관마다 다른 기준을 쓰면 안전 확보가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NEWS는 단순하고 실용적으로 설계돼 의료교육 수준이 다양한 환경에서도 활용 가능하다"며 "특수 검사나 장비 없이 즉시 계산할 수 있고 점수 변화 추이를 시각적으로 확인할 수 있어 환자 상태 변화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윌리엄스 교수는 이러한 성과가 시스템 도입뿐 아니라 교육과 기록 방식 표준화가 병행됐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병원마다 환자 상태 기록 방식과 평가 기준이 달라 악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며 "모든 의료진이 동일한 시스템을 이해하고 사용할 수 있어야 조기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NEWS 교육과 재교육을 필수 과정으로 운영한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며, 같은 언어를 사용해야 환자 상태를 빠르고 정확하게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NHS에서는 NEWS 교육과 재교육을 필수 프로그램으로 운영하며 매월 약 3000~4000명의 의료진이 관련 교육을 받고 있다.
"조기경보 시스템, 환자 안전 혁신 이뤘지만…AI 기술, 의사를 대체하진 않는다"
윌리엄스 교수는 AI 기반 조기경보 시스템 발전 가능성을 인정하면서도 기술이 임상 판단 자체를 대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NEWS 점수가 낮아졌다고 해서 질병 자체가 해결된 것은 아니다"며 "수분 공급이나 산소 치료 같은 초기 처치로 생리 지표가 개선될 수 있지만 근본 진단과 치료는 여전히 의료진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어 "AI는 의사를 대체하지 않는다. AI를 사용하지 않는 의사를 대체할 뿐"이라며 "중요한 것은 임상 경험이며 NEWS는 임상 판단을 보조하는 도구일 뿐 이를 대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한 "NEWS가 Glasgow Coma Scale(글라스고우혼수척도, 머리 외상 환자의 신경학적 평가법) 등 질환 특이 평가 도구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활용되는 시스템"이라고 부연했다.
그는 향후 의료 환경에 대해서는 "디지털화와 AI 기술은 조기경보 시스템의 예측 정밀도를 높일 잠재력이 있다"면서도 "현장에서는 데이터 접근성이 제한될 수 있어 단순한 생리 기반 평가 체계 중요성은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조기경보 시스템 성공 조건으로 ▲명확한 목표 설정 ▲전국 단위 교육 ▲정부·규제기관 지원 ▲디지털 시스템 통합 등을 제시하며 기술 도입과 함께 의료 시스템 전반의 표준화와 교육 체계 구축이 병행돼야 환자 안전 개선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