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4.08 07:55최종 업데이트 26.04.08 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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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바이오헬스 의료비 인플레이션...AI 진단·업무 자동화 확산

보건산업진흥원 2026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 동향 심층 조사...홈케어·원격모니터링도 급성장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강민지 인턴기자 가톨릭관동의대 본4] 2026년은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이 전례 없는 비용 압박과 기술 혁신이라는 두 축 사이에서 새로운 균형점을 모색하는 한 해다. 구체적으로 바이오헬스산업은 '의료비 인플레이션'이 압도적 1순위 과제로 부상할 것이며, AI 기반 의료서비스 관리와 홈케어 확대가 이를 돌파할 핵심 전략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8일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2026 글로벌 바이오헬스산업 동향 심층 조사' 보고서를 확인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해당 보고서는 글로벌 회계·컨설팅 기업인 딜로이트(Deloitte)를 비롯해 PwC, KPMG와 보험·리스크 관리 기업인 WTW(윌리스타워스왓슨), Aon 등 글로벌 12개 기관이 발표한 2026년 전망 보고서를 종합 분석했다.

글로벌 12개 기관의 보고서에 따르면 2026년 글로벌 의료비 증가율은 기관에 따라 8.5%에서 11.1%까지 전망된다. PwC는 미국 직장 가입자 기준 8.5%, WTW는 글로벌 평균 10.3%, 글로벌 보험·리스크 관리 기업 Marsh는 11.1%를 각각 제시했다. 

특히 아시아태평양(14.0%), 중동·아프리카(15.3%) 등 신흥 지역에서의 상승세가 두드러지며, 한국도 16.9%의 높은 증가율이 예상된다. 유일한 낙관적 신호는 Aon이 제시한 글로벌 평균 9.8%로, 3년 만에 한 자릿수 회복 가능성을 시사한 점이다.
표= 기관별 2026년 의료비 증가율 전망
이 같은 비용 상승의 배경에는 복합적 요인이 자리하고 있다. 보험사의 74%가 면역항암제와 유전자 치료 등 신의료기술 도입을 최우선 요인으로 꼽았고, 52%는 공공의료시스템 약화를, 보험사의 3분의 1은 정신건강 서비스 이용 급증을 상위 비용 동인으로 지목했다. 

여기에 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의 폭발적 성장이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다. 아이큐비아에 따르면 2025년 GLP-1 비만 치료제 시장은 420억 달러로 전년 대비 113% 성장했으며, 일부 시장에서는 의료비 증가분의 10~25%를 차지하고 있다. 

체중 감량과 심혈관 개선이라는 분명한 임상적 가치에도 불구하고, 만성적 투약이 필수적이고 중단 시 효과가 유지되지 않는 구조적 한계가 장기적 비용 부담을 야기하고 있는 셈이다.


AI, 단순 도구를 넘어 의료 시스템 재설계의 엔진으로
 

비용 위기 한편에서는 AI가 의료 산업의 판도를 바꾸고 있다. 주목할 점은 12개 기관 중 7개가 AI를 핵심 키워드로 다루면서도 그 접근법이 '단순 도입'에서 '시스템 재설계'로 명확히 진화하고 있다. 

미국 컨설팅 기업 웨스트먼로(West Monroe)는 "AI 도입만으로는 효과가 제한적이며, 업무 프로세스 전반의 재설계가 선행돼야 한다"고 분석했다. KPMG는 기반 구축(Enable)에서 통합(Embed), 진화(Evolve)의 3단계 프레임워크를 제시하며, AI 전환이 일회성 프로젝트가 아닌 조직 역량의 근본적 변환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 독일 혁신 전략 플랫폼 기업 아이토닉스(ITONICS)에 따르면 AI는 진단 오류를 35% 감소시키고 처리 속도를 10배 향상시켰으며, 미국 의료 IT 기업 에픽(Epic)의 AI 모델은 진료 기록의 75%를 자동 작성해 의사 1인당 하루 2시간을 절약하고 있다. 

AI의 영향은 진단·치료를 넘어 신약개발과 투자 생태계까지 확장되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 매체 포브스(Forbes)와 글로벌 투자 데이터 분석 기업 피치북(PitchBook)은 생성형 AI가 후보 물질 발굴부터 독성 예측, 임상시험 설계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의 효율을 크게 높이며 초기 단계 생명과학 투자 회복을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PwC는 "현행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 AI가 생산성을 높여도 수가가 고정돼 단기 비용 절감 효과가 제한적이며, 정밀 진단이 오히려 과잉 진단을 유발할 수 있다"라며 기술 혁신과 제도 설계가 동시에 진화해야 함을 시사했다.

한편, 의료 제공의 공간적 패러다임도 변화하고 있다. 병원 순수익이 2019년 7.0%에서 2024년 2.1%로 급락하고 병상 부족이 심화되면서, 가정이 새로운 의료 허브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웨스트먼로, 아이토닉스 등은 홈케어가 단순 비용 절감 수단이 아닌 만성질환 관리·수술 후 회복·원격 모니터링을 통합하는 하이브리드 케어 모델의 중심축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웨어러블 기기와 IoT 기반 원격 환자 모니터링(RPM) 기술이다. 혈압·혈당·심전도의 실시간 추적이 가능해지면서 당뇨·심혈관질환 환자의 재입원율 감소 효과가 입증되고 있으며, 홈 진단 키트와 원격 재활 솔루션은 2026년 이후 고성장 영역으로 전망된다.


질병 구조 변화와 제도 혁신,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결정할 두 축

비용과 기술만큼이나 주목해야 할 것은 질병 구조의 근본적 변화다. WTW 조사에서 전 세계 응답의 69%가 암을 가장 비용이 크고 빠르게 성장하는 진단명으로 꼽았다. 글로벌 헬스케어 데이터 분석 기업 IQVIA에 따르면 암 치료제 시장은 2025년 2860억 달러에서 2029년 4410억 달러로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40세 미만 젊은 연령층에서의 조기 발병 확산은 생애 의료비 총액을 크게 끌어올리며 보험·의료 구조의 재설계를 요구하고 있다.
 
표= 주요 질환별 비용 순위 및 시장 전망
 
정신건강 의료서비스의 급부상도 주목할 변화다. PwC, WTW 등이 공통적으로 팬데믹 이후 정신건강 서비스가 비용 관리와 접근성 확대라는 이중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분석했다. 사회적 인식 변화와 원격 상담·디지털 치료기기 확산이 이용률을 끌어올리면서, 정신건강이 신체건강과 동등하게 다뤄지는 통합 건강관리 모델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바이오시밀러는 비용 절감의 실질적 수단으로 부각되고 있다. 건강보험사가 3년 연속 최상위 비용 절감 요인으로 선정한 바이오시밀러는 항암제·자가면역질환 치료제를 중심으로 채택이 가속화하고 있으며,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의 특허 만료와 맞물려 향후 수년간 약제비 절감의 핵심 전략으로 작동할 전망이다.

보고서를 종합하면 2026년 바이오헬스산업의 향방을 결정할 것은 제도 혁신의 속도다. 딜로이트, 웨스트먼로, 피치북 등은 "AI·디지털 의료 확산에 따라 기존 규제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으며, 규제샌드박스 도입, 약제비 투명성 강화, 가치 기반 케어(치료 결과와 효율성 중심 보상) 확산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보고서는 "총 진료비 관리(Total Cost of Care Management) 개념이 부상하며, 개별 의료 행위가 아닌 환자 당 전체 의료비를 통합·관리하는 접근이 재정 지속가능성 확보의 핵심 전략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제언했다.

강민지 기자 (shlemj11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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