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그로야 급여 적용으로 성장호르몬 치료 ‘주 1회’ 옵션 확대…“순응도 개선이 치료 성과 좌우”
심영석 아주대병원 교수 “성장호르몬결핍증은 장기 치료 필요한 희귀질환…매일 주사 부담이 순응도 저하로”
REAL3·REAL4서 일일 제제 대비 비열등성 확인…“환자 상황 따라 선택할 치료 옵션”
심영석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 소그로야가 건강보험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가 기존 매일 투여하는 일일 주사 중심에서 주 1회 장기지속형 치료 옵션으로 확장되고 있다.
성장호르몬결핍증은 장기간 치료가 필요한 희귀질환으로, 환자와 보호자가 치료를 얼마나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지가 치료 성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에 따라 매일 주사에 따른 치료 부담을 줄이고 순응도를 높일 수 있는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21일 한국 노보 노디스크가 개최한 미디어 세션에서 심영석 아주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에서 순응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주 1회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가 기존 일일 주사 치료의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성장호르몬결핍증, 장기 치료 필요한 희귀질환…매일 주사 부담이 순응도 저하로
성장호르몬결핍증은 전형적인 희귀질환으로, 특수한 유도 검사가 필요해 진단도 쉽지 않다. 유병률의 경우 구체적 국내 조사는 아직 부족하지만, 해외 기준으로는 4000명에서 9000명당 1명 수준으로 보고된다.
성장호르몬결핍증은 알려진 것과 달리 단순히 키가 작은 질환이 아니라 대사, 심혈관계, 정신건강 등 다양한 영역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심 교수는 “성장호르몬은 키만 키우는 것이 아니라 지방 대사와 단백질 합성 등 대사적 효과도 크다”며 “성장호르몬을 적절히 보충하면 아이들이 유전적으로 클 수 있는 키까지 자라도록 도울 수 있고, 콜레스테롤이나 당대사 안정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치료 과정이다. 기존 성장호르몬 치료는 대부분 집에서 보호자나 환자가 직접 주사를 투여해야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일주일에 6~7회 주사를 맞아야 해 치료 부담이 크고, 이로 인해 치료 순응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심 교수는 “성장호르몬 치료는 집에서 일주일에 6번 자가 주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 과정 자체가 쉽지 않다”며 “매일 투여하지 못하는 경우 순응도가 떨어지고 효과도 떨어지는 반복적인 경험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아이가 먼저 잠들거나 보호자가 늦게 귀가하는 경우, 여행이나 냉장 보관 문제, 주사 바늘에 대한 공포 등으로 매일 같은 시간 주사를 맞추지 못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심 교수는 “아이들이 보통 바늘만 봐도 기겁한다. 그런 주사를 매일 맞추는 것 자체가 쉽지 않을 수 있다”며 “또 주사를 적게 맞추다 보면 키가 안 크는 것처럼 느껴지고, 그러면 이 치료를 계속해야 하나라는 생각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치료 누락은 성장 결과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 교수는 일일 성장호르몬 치료를 모두 맞으면 1년에 약 7.8cm 정도 성장할 수 있지만, 주 2회 이상 누락할 경우 약 4.6cm로 떨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1년에 3cm 차이는 결코 작은 수치가 아니다.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은 1년에 3cm 키우기가 얼마나 힘든지 알 것”이라고 말했다.
주 1회 장기지속형 치료, 순응도 개선 기대…REAL3·REAL4서 비열등성 확인
이런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주 1회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치료다. 심 교수는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는 일주일에 한 번 주사하면 약효가 일주일 동안 유지되는 제제”라며 “일주일에 6~7번 맞추는 것이 아니라 한 번 정도 맞춘다면 순응도가 올라가고 환자의 성장에도 더 나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했다.
이날 심 교수는 주 1회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 소그로야의 임상 근거도 소개했다. 소그로야는 소마파시탄 성분의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 제제로, 국내에서는 2024년 허가를 받은 데 이어 최근 급여 가격이 책정됐다.
REAL3 연구에서는 소마파시탄의 장기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다. 심 교수는 “7년째까지 연구가 진행된 결과, 성장 속도는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감소하지만 데일리 성장호르몬과 소마파시탄 간 큰 차이는 없었다”며 “효과가 더 우수하지는 않지만 열등하지는 않은 비열등성 결과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REAL4 연구에서도 소그로야는 일일 성장호르몬 제제 대비 비열등성을 입증했다. 심 교수는 “3상 연구에서는 데일리 성장호르몬 그룹이 실제로 0.5cm 더 자랐지만 통계학적 차이는 없었다”며 “모든 2차 평가변수에서도 비열등성을 만족했고 IGF-1 수치도 정상 범위 내에서 유지됐다”고 말했다.
주 1회 투여로 치료 부담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와 보호자 선호도도 높았다. 심 교수에 따르면 REAL4 연구에서 환자·보호자 약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선호도 없음 5%를 제외하면 약 90%가 주 1회 소마파시탄 치료를 선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기존 일일 제제와 큰 차이는 없었다. 심 교수는 “REAL3와 REAL4 모두 소마파시탄이 일일 성장호르몬 대비 비열등하다는 점을 확인했고, 중대한 이상반응이나 중화항체 발생은 확인되지 않았다”며 “주사 부위 반응도 양쪽 모두 유사했고 대부분 경증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장기지속형 제제를 사용할 때는 제제별 용량과 모니터링 시점을 고려해야 한다. 심 교수는 “장기지속형 성장호르몬은 성분마다 몸에서 작용하는 방식이 달라 각 회사가 지정한 용량을 써야 한다”며 “IGF-1 수치를 모니터링할 때도 마지막 주사 후 4~5일째 혈액검사를 하면 일일 제제와 비교적 유사한 값을 반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의 진단 중요…“주 1회 제제, 환자 상황 따라 선택할 치료 옵션”
다만 심 교수는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가 장기간 이어지는 만큼 정확한 진단과 전문적인 추적관리가 전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호르몬결핍증은 단순 저신장과 혼선될 수 있지만, 키가 작다는 이유만으로 진단하거나 치료를 결정할 수 있는 질환은 아니다. 심 교수는 “동네 소아과에서 바로 진단받을 수 있는 질환은 아니며, 소아내분비 전문의가 있는 일정 규모 이상의 병원에서 특수 검사를 통해 진단해야 한다”며 “현실적으로 치료 역시 대부분 소아내분비 전문의가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가 평균 8~10년가량 이어질 수 있는 장기 치료라는 점도 짚었다. 심 교수는 “성장호르몬결핍증은 장기간 치료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며 “성장호르몬 치료 경험이 많은 소아내분비 전문의에게 진료와 처방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주 1회 장기지속형 제제 역시 모든 환자에게 일률적으로 적용되는 치료라기보다, 환자와 보호자의 상황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이라는 설명이다.
심 교수는 “성장호르몬결핍증 치료는 장기화되고 순응도가 중요한만큼 주 1회 제제가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환자와 보호자에게 일일제제와 주 1회 제제의 장단점을 설명하고 선택권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소그로야의 임상적 가치는 일일 성장호르몬 치료제와 유사한 유효성·안전성을 보이면서도 환자들이 선호하는 치료 옵션이라는 점”이라며 “장기간 치료에서 높은 순응도는 임상 결과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인 만큼, 주 1회 치료는 환자와 보호자의 부담을 줄이는 의미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