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미정성장의원 박미정 원장 "아이마다 다른 성장 속도 이해하고 정확한 원인 진단하는 것이 중요"
사진: 박미정성장의원 박미정 원장.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성장호르몬 결핍증과 성조숙증은 소아청소년의 최종 신장을 좌우하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은 성장호르몬이 충분히 분비되지 않아 성장 속도가 현저히 느려지면서 최종 키를 작게 만드는 질환이다. 반면 성조숙증은 또래보다 이차 성징이 일찍 일어나는 질환으로, 성호르몬의 영향으로 성장판이 일찍 닫혀 최종 키를 작아지게 한다.
두 질환 모두 소아청소년의 최종 키를 작게 만드는 주요 원인으로 꼽히며, 특히 성조숙증은 국내 유병률이 전 세계에서 유례없는 수준으로 늘고 있어 우려되고 있다. 최근 국내 연구에서 지난 12년 간 성조숙증 여자 어린이는 15.9배 증가했고, 남자 어린이는 무려 83배 늘었다. 하지만 적절한 시기에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키가 클 시기를 확보할 수 있다.
박미정성장의원 박미정 원장은 "성장은 타이밍이 중요하다 아이마다 다른 성장 속도를 이해하는 것이 핵심이다"면서 "늦게 크는 아이인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아이인지 파악하고 영양 관리와 스트레스 관리, 수면 관리를 포함해 호르몬이 균형 있게 자리잡을 수 있도록 돕는다면 아이가 가진 유전자보다 키가 5~10cm 정도는 더 크게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원장은 국내 소아내분비학 분야의 1세대 전문가로, 소아 성장과 성조숙증 진료 분야에서 오랜 임상 경험을 쌓아왔다. 연세의대를 졸업하고 세브란스병원 소아내분비 전임의를 거쳤으며, 미국 스탠퍼드 의대와 하버드 의대 보스턴 소아병원에서 소아내분비 및 성장 클리닉을 연수했다. 이후 인제대 상계백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로 재직하며 30여 년간 성장클리닉 진료와 연구를 이어왔고, 현재는 박미정성장의원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을 돕는 진료에 집중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는 박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성장 치료의 본질과 올바른 접근 방법, 그리고 최신 치료제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성장호르몬 치료, 신체적·정서적 성장 밸런스 잘 맞췄을 때 최대 효과 발휘
박 원장은 '건강한 성장의 본질'은 단순히 키가 크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타고난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데 있다고 했다. 키의 증가는 결과일 뿐이며, 중요한 것은 아이가 신체적·정서적으로 균형 잡힌 성장을 이루도록 돕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의사가 개입해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채워준다면 유전적인 잠재력보다 더 많이 성장할 수 있다.
그러나 성장호르몬 주사 치료를 받으면 무조건 키가 큰다거나, 성인이 됐을 때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로 적절한 치료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박 원장은 "성장호르몬은 키를 키우는 역할뿐 아니라 우리 몸에서 일어나는 여러 대사에 다 관여한다. 식욕을 증가시킬 수 있고, 단백질 합성을 시킬 수 있으며, 근력을 더 좋아지게 하거나, 지방을 분해할 수 있는 등 온 몸에 작용하는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따라서 성장 호르몬이 결핍된 아이에게는 일찍 진단하고 일찍 보충해주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완전 결핍증이 아니더라도 부분 결핍증이나 저항성이 있는 상태에서 외부에서 성장 호르몬을 투여했을 때 키를 크게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성장호르몬도 치료 타이밍이 중요하기 때문에, 어느 시기를 넘어 성장판이 많이 굳어지면 아무리 고용량으로 호르몬 주사를 투여해도 효과가 적을 수 있다"면서 "전문가를 찾아 키가 크지 않는 원인에 대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성장호르몬 주사가 필요한지 여부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성장호르몬은 전 세계적으로 40여 년간 사용되면서 데이터가 축적돼 안전하다는 결론이 내려지고 있다. 몸이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부종, 두통등의 단기적인 부작용은 의사와 상의해 용량을 조절하면서 대부분 개선된다., 그 외의 부작용 발생률도 전문의의 정기적인 진찰을 받으면 매우 낮다.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이뤄진다면 당뇨병, 말단비대증, 암 등의 부작용은 거의 무시해도 될 정도다.
박 원장은 "장기적으로 몇 십년 후에 암을 일으키거나 다른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는지, 호르몬 제제인 만큼 향후 임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지 우려하는 보호자들도 있지만, 이러한 위험은 거의 없다는 데이터가 많이 축적돼 있다"면서 " 욕심을 내 의사가 처방한 용량보다 더 많은 용량을 사용하거나, 정기적인 검사를 시행하지 않는다면 때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용량이 높다고 해서 효과가 더 뛰어나고 낮다고 해서 더 안전한 것은 아니다. 키가 크는 속도와 체중의 증가, 뼈 나이의 증가, 성장인자 농도 변화에 따라 용량을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사춘기와의 밸런스를 잘 맞췄을 때 최대의 효과를 나타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에 박미정성장의원에서는 3~6개월마다 재검사 및 모니터링이 이뤄진다. 영상 검사 결과는 당일, 혈액검사는 익일 박 원장이 직접 확인하고, 이상 소견 발생 시 즉시 상담 전화를 한다. 또한 이메일·전화 상담 시스템도 상시 운영하면서 환자 및 보호자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성조숙증 치료, 성장판이 너무 빨리 닫히지 않도록 조절하는 것이 관건
성장호르몬 치료에 대한 오해 만큼 성조숙증에 대한 오해도 크다. 가장 많이 하는 오해로 성조숙증 치료가 키 성장을 방해한다는 것이 있다.
박 원장은 "사춘기가 오면 우선 키가 커 보이지만 성장판이 빨리 닫힌다. 성조숙증 치료는 성장판이 너무 빨리 닫히지 않도록 조절해 성장 가능한 시간을 확보하는 치료"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순히 초경을 미루고 키를 키우기 위해 성호르몬을 억제하는 것이 아니라 과다하게 분비되는 성호르몬을 조절하고, 뼈 나이가 많이 앞서 있는 아이들에게서 이를 늦추는 아주 중요한 치료라 볼 수 있다"고 했다.
성조숙증 치료제도 성장호르몬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40년 가량 쌓인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치료 중단 1년정도면 생리가 나올 수 있고, 성조숙증 치료 자체가 불임이나 생식기능에 미치는 장기적인 문제는 거의 없다고 보고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기존 1개월 제형뿐 아니라 3개월, 6개월 지속형 제형도 나오면서 치료 편의성이 크게 개선됐다.
박 원장은 장기 제형의 가장 큰 장점으로 주사 횟수가 줄어 아이의 부담이 크게 감소한다는 점을 꼽았다. 기존에는 매달 주사를 맞기 위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성조숙증 진단을 받아도 치료에 엄두를 내기 어려운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병원 방문 횟수가 줄면서 치료 순응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환자와 보호자가 보다 안정적이고 편안하게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그렇다면 성장클리닉을 언제 방문하는 것이 좋을까. 박 원장에 따르면 저신장 의심 기준은 ▲또래 100명 중 키 순서 3번째 이하 ▲연간 성장 4cm 미만 ▲1년 이상 신발/옷 사이즈 변화 없음 세 가지가 있다. 원래 또래 아이보다 컸지만 점점 작아지고 성장 속도가 느려지는 경우에도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성조숙증은 ▲여아 8세 이전 가슴 발달, 남아 9세 이전 고환 발달 ▲갑작스러운 급성장 ▲피지분비 증가가 있을 때 의심해볼 수 있다.
박 원장은 "성조숙증 환자는 성장판이 많이 진행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빨리 전문의의 진단을 받고, 혈액검사와 뼈 나이 검사를 통해 정확한 유형을 찾아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개인 성장클리닉과 대학병원 성장클리닉 중 어디로 가야할 지 고민이 될 수 있다. 박 원장은 키가 3백분위수 미만이면 대학병원 내원이 필수라 했다. 이러한 경우가 아니라면 의사의 경륜과 환자와의 소통능력, 필요시 접근성이 선택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최근에는 대학병원 경험이 풍부한 전문의가 개인 성장클리닉을 운영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개인 클리닉에서도 충분히 잘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박 원장은 성장 문제로 고민하는 부모들에게 "아이마다 성장 속도가 다르다. 그래서 주변 친구들 상태에 너무 휘둘리거나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당부하면서 "다만 늦게 자라는 아이, 성장이 빠르게 끝나는 아이 모두 정확한 원인 진단과 적절한 치료 시점이 중요하다. 인터넷 과대광고나 병원 쇼핑에 시간을 허비하면 성장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성장클리닉을 방문하고 성장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부모의 허영심으로 인한 키 경쟁이 아니라 아이가 자신의 성장 잠재력을 충분히 발휘하도록 돕는 의학적 접근이다"면서 "따라서 조급함보다는 꾸준한 관리가 핵심이며, 초등학교 입학할 즈음부터는 성장클리닉을 방문해 정확한 뼈 나이 판별과 예측을 통해 상담을 받는 것이 도움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