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5.20 16:57최종 업데이트 26.05.20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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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교도소 담장 줄타기 연속"…공단 특사경 도입 시 '특정 병원 목표' 과도한 단속·압박 실현

법률·현장 전문가들 "공단 특사경 행정·수사권 결합해 권한 확대 해석·오남용 우려…실효성도 없어"

20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특별사법경찰제도 무엇이 문제인가' 의료정책포럼 모습.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국민건강보험공단 특별사법경찰제도 도입이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특사경 도입시 행정 공무원이 수사권한을 과도하게 행사할 수 있게 되면서 권한 확대 해석과 오남용이 우려된다는 평가가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섣부르게 특사경을 도입하기 보단 포상금 제도 강화나 경찰과의 협업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직무 범위 명확하지 않아 무관한 수사·권한 남용 반복

최병일 변호사(법무법인 텍스트)는 20일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이 개최한 포럼에서 특사경 제도의 구조적 문제로 행정권과 수사권의 결합을 지목했다.

최 변호사는 "행정 공무원이 동시에 수사권을 행사하면서 권한 확대 해석과 오남용 위험이 발생한다”며 “직무 범위가 명확하지 않을 경우 무관한 수사나 권한 남용 논란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실제 판례도 이 같은 문제를 보여준다. 그는 보호관찰관이 대상자를 조사·심문한 사례에 대해 대법원이 특사경 지위를 부정한 판결(2025도11546)을 언급하며 “법률에 명시된 직무 범위를 벗어나면 아무리 수사 유사 행위를 했더라도 특사경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며 "이 경우 작성된 조서의 증거능력에도 혼란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대한일반과개원의협의회 좌훈정 회장도 "현지조사 과정에서 법적 권한을 넘어선 행위가 빈번하게 발생한다”며 “이런 상황에서 수사권까지 부여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고 비판했다. 

지휘·보고 체계의 실효성 부족과 인권침해 가능성도 제기됐다. 

최병일 변호사는 "수사 준칙상 검사 보고 의무가 있음에도 실제 현장에서는 거의 지켜지지 않는다”며 “관할 외 수사조차 보고되지 않는 경우가 많고, 기관 간 권한 충돌도 빈번하다”고 말했다. 특히 “대법원조차 이를 내부 보고 수준으로 판단하면서 제도가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고 비판했다.

이어 "행정조사와 수사가 혼재되면서 현장 단속 과정에서 인권 침해가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며 출입국 단속 과정에서의 과잉 진압, 무단 주거 침입 사례 등을 언급했다.

또한 그는 “경찰이나 특사경은 송치 이후 결과가 바뀌더라도 구조적으로 책임을 지지 않는다”며 “동일한 증거 관계에서 결과가 뒤집힐 경우 인사 평가 등에 반영되는 책임 구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정 의료기관 목표한 단속·압박 발생 우려…공단 전문성도 결여

특사경 도입 시 의료기관에 대한 상시적 수사 가능성이 커지면서, 의사 사법리스크 확대에 따른 의료 위축 가능성도 있다. 

김해영 변호사(법무법인 우면)는 "공단은 이미 급여 지급, 심사, 환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고 있다. 여기에 수사권까지 더해지면 이해충돌이 불가피하다”며 "재정 절감 목표가 수사로 이어질 경우, 특정 의료기관을 목표로 한 단속과 압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의료법상 징역 3년 이상 규정이 늘어나면서 긴급체포 가능성도 확대됐다”며 “의사가 ‘교도소 담장을 걷는’ 위험한 환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공단이 주장하는 '전문성과 효율성' 논거에 대한 근본적인 반박도 나왔다. 

연세대학교 보건대학원 장욱 교수는 "건보공단이 보유한 급여 데이터와 현지조사 경험은 행정·재정 관리 영역의 전문성이지 형사수사 전문성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며 “피의자 신문, 증거법칙 준수 등 형사절차 역량까지 확보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단의 전문성은 중립적 수사 전문성이 아니라 ‘보험 재정 방어에 특화된 전문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공단 특사경이 도입되면 결국 인력 충원과 조직 확대가 불가피하다”며 “기존 인력을 활용하는 비용 절감형 제도가 아니라 사실상 새로운 수사조직 신설에 가깝다”고 말했다. 이어 “차라리 별도의 독립기관을 만드는 것이 구조적 문제를 줄이는 방안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회입법조사처 김광현 입법조사관도 "특사경 권한은 조직 확대와 실적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이 과정에서 무리한 수사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대안으로는 신고포상금 제도가 제시됐다. 장 교수는 “소비자와 시민이 감시 주체로 참여하는 방식이 보다 민주적이고 비용 효율적인 규제”라며 “공권력 집중을 피하면서도 불법행위 적발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사무장 병원은 내부 종사자나 지역사회에서 이상 징후가 포착되는 경우가 많아 신고 활성화만으로도 상당한 예방 효과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광현 입법조사관은 "공단에 수사권을 부여하기 전에 기존 보건복지부 특사경 인력 확충이나 경찰과의 협업 강화 등 현실적 대안을 먼저 검토해야 한다”며 “수사 지연 문제는 수사 주체 변경이 아니라 구조 개선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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