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 1회 투여하는 아일리아 등 안과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적극 투자 중인 국내외 제약사는
J&J, 노바티스, 사노피 이어 릴리도 새롭게 진출…젠셀메드, 뉴라클제네틱스 등 국내사도 주목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안과 질환 유전자 치료제는 2017년 처음으로 럭스터나(Luxturna)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허가를 받으며 개발이 본격화됐다. 올해 10월 글라우코스(Glaukos)의 원추각막 치료제 에피옥사(Epioxa)가 허가를 받았으며, 후기 임상 단계에 접어든 후보물질도 있어 FDA 승인 목록이 늘어날 전망이다.
이에 빅파마들은 후보물질이나 기업을 인수하며 이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럭스터나는 2019년 스파크 테라퓨틱스(Spark Therapeutics)를 인수한 로슈(Roche)의 자산이 됐다. 럭스터나의 미국 외 판권을 가지고 있는 노바티스(Novartis)는 물론 존슨앤드존슨(J&J), 사노피(Sanofi) 등도 안과 유전자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최근 일리아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인수를 통해 새롭게 시장에 뛰어들었다.
노바티스, 광유전학 기반 기업 2곳 인수…릴리, 황반변성 유전자 치료제 확보
노바티스는 2020년 베데레 바이오(Vedere Bio)를 인수했다. 럭스터나와 달리 변이에 구애받지 않고 더 광범위한 환자군을 타기하는 유전자 치료제 개발을 목표한다. 자연적으로 발생하는 빛 감지 단백질(light-sensing proteins)과 유리체내 주사를 통해 치료할 수 있는 아데노 관련 바이러스 전달 벡터를 사용, 눈의 특정 부위에 주입해 건강한 망막세포로 전달한 다음 일부 시력을 회복하게 하게 하는 광유전학 접근법을 사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2021년에는 스위스 기업인 아크토스 메디컬(Arctos Medical)을 인수했다. 아크토스 역시 광유전학 기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아크토스의 독점적인 광감응성 광유전자는 유전자 치료를 통해 특정 망막 세포에 전달돼 표적 세포를 광수용체 유사 세포로 대체한다. 이 기술이 성공하면 기저 돌연변이와 무관하게 광수용체 사멸로 인한 실명을 유발하는 모든 질병을 치료하는 데 사용할 수 있다.
2021년 말 영국의 자이로스코프 테라퓨틱스(Gyroscope Therapeutics)를 인수해 GA 치료제 GT005를 확보하기도 했다. 그러나 2상 임상에 실패하면서 2023년 개발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릴리는 10월 애드버럼 바이오테크놀로지스(Adverum Biotechnologies)과 인수 계열을 체결하고, 유전자 치료제 분야에 발을 들였다. 애드버럼이 가지고 있는 주요 프로그램으로는 습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wAMD) 치료제 후보물질 이소벡(Ixo-vec)이 있다.
이소벡은 아일리아(Eylea)의 주요 성분인 애플리버셉트의 안구 내 농도를 지속적이고 안정적으로 제공하는 단일 일회성 치료제로 설계돼, 반복해서 투여해야 하는 기존 항-VEGF 치료제와 관련된 환자 부담을 줄이면서 시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현재 3상 임상시험에서 평가 중이다.
J&J와 사노피, GA 치료용 유전자 치료제 등 다양한 파이프라인 개발 중
존슨앤드존슨은 2018년부터 안과 질환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다양한 희귀 및 일반 안과 질환에 대한 자산을 개발하고 있다. 2020년 히메라 바이오사이언스(Hemera Biosciences)의 황반변성 치료제 HMR59(JNJ81201887)의 권리를, 2023년 메이라(MeiraGTx)의 X연관 망막색소변성증 치료제 보타벡(bota-vec)의 권리를 인수하면서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확대했다.
J&J와 메이라는 2019년부터 공동으로 안과 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해왔고 3개가 임상 단계에 접어들었다. 이에 2023년 말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인 보타벡의 개발, 제조, 상업화에 대한 나머지 권리까지 모두 인수했다. 그러나 올해 5월 3상에서 주요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고 발표했다.
HMR59는 AMD의 후기 단계이자 중증 질환인 지도모양 위축(GA) 환자의 시력 보존을 위해 유리체내 주사하는 일회성 약물로, 현재 글로벌 2b상에서 평가되고 있다. 기존에 FDA 허가를 받은 아이저베이(Izervay)와 시포버(Syfovre)는 보체 억제제로 매달 또는 2개월에 한 번 투여한다.
사노피 역시 GA 치료용 일회성 유전자 치료제 SAR446597를 개발하고 있다. 보체경로의 고전적 경로의 C1과 대체경로의 인자 Bb를 이중으로 억제하는 유전 물질을 전달하도록 설계됐다.
7월 FDA로부터 신속심사(Fast Track) 지정을 받으며, 안전성, 내약성, 효능을 평가하기 위해 1/2상 연구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현재 wAMD 치료를 위한 일회성 유리체내 유전자 치료제로 SAR402663을 1/2상 연구에서 평가 중이다.
젠셀메드, 뉴라클제네틱스 안과 유전자 치료제로 국책과제 선정
국내 기업으로는 젠셀메드, 뉴라클제네틱스 등이 안과 질환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 국책과제에 선정되는 성과를 거뒀다.
젠셀메드는 6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한국연구재단이 지원하는 2025년도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의 차세대 바이오 분야 과제에서 주관연구기관으로 최종 선정됐다. 과제 주제는 '실명 유발 안질환에 대한 치료용 비복제 및 재표적화 HSV-1 기반 벡터 플랫폼 개발'이며, 2029년까지 수행된다. 순천향대부천병원 박태관 교수팀과 컨소시엄을 구성, 공동 개발할 예정이다.
뉴라클제네틱스는 wAMD 유전자 치료제 NG101을 개발 중이다. NG101은 애플리버셉트의 유전자를 AAV 벡터를 통해 망막세포에 직접 전달하는 치료제다. 북미 지역에서 1/2a상을 진행 중이며, 6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이 주관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 임상 지원과제로 선정됐다. 이를 바탕으로 1/2a상 결과 확보 및 후속 임상 단계 진입을 목표한다. 2020년 이연제약과 공동개발계약을 체결, 이연제약이 NG101의 전세계 생산권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