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올해 3월 파산을 신청한 유전체 기업 23앤미(23andMe)를 인수할 구원투수로 리제네론(Regeneron)이 나섰다. 리제네론은 23앤미의 개인 유전체 서비스와 연구 서비스 사업 부문, 관련 자산을 인수함으로써 23앤미의 모든 소비자 유전체 서비스를 계속 제공할 방침이다.

리제네론은 파산 경매에서 23앤미 인수 입찰에 성공했다고 19일(현지시간) 밝혔다. 파산 법원과 규제 당국의 승인을 받으면 리제네론은 23앤미의 개인 유전체 서비스(PGS), 건강 및 연구 서비스, 바이오뱅크를 포함한 자산 대부분을 2억5600만 달러에 인수할 수 있다. 23앤미는 리제네론의 자회사로 계속 운영된다.

23앤미는 한때 시가총액 60억 달러(약 8조8000억 원)에 달했던 대표적인 소비자 직접(DTC) DNA 검사 기업이었으나, 검사 수요 감소와 개인 정보 유출 사태로 하락세를 걸었다. 수차례 인수 입찰을 시도했으나 실패하고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리제네론은 중증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는 미국 생명공학 기업으로, 듀피젠트(Dupixent, 성분명 두필루맙), 아일리아(Eylea, 성분명 애플리버셉트)와 같은 블록버스터를 포함해 11개 의약품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았다.

또한 2013년 자회사로 유전체 연구 이니셔티브인 리제네론 유전학 센터(Regeneron Genetics Center)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센터는 인간 유전학의 힘을 활용해 중요한 신약 발굴, 기존 연구 프로그램 검증, 임상시험 최적화를 수행해왔다. 비만 위험 감소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 대사이상관련지방간염(MASH)와 관련된 유전자 변이, 유방암 및 난소암과 관련된 유전자 변이 등 새로운 약물 표적 20개 이상을 발견해 현재 연구 중이다.

리제네론은 23앤미의 DNA 검사 서비스와 토탈 헬스(Total Health) 플랫폼을 인수할 예정이다. 이 플랫폼은 장수 평가를 목표로 엑솜 시퀀싱과 혈액 바이오마커 분석을 포함한 종합 검사를 제공한다. 단 23앤미의 여성, 남성 및 정신 건강 서비스에 특화된 원격 의료 플랫폼인 레모네이드 헬스(Lemonaid Health)는 인수 대상에서 제외된다. 

더불어 연구 사업 부문을 인수하고 바이오뱅크에 대한 통제권을 확보함으로써 유전자 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리제네론은 2023년 유전성 청각 장애 유전자 치료제를 개발하는 데시벨 테라퓨틱스(Decibel Therapeutics)를 1억900만 달러에 인수하기도 했다.

리제네론 공동 창립자이자 사장 및 최고과학책임자(CSO)인 조지 얀코풀로스(George D. Yancopoulos) 박사는 "리제네론은 DNA의 힘에 미래를 걸은 최초의 바이오텍 기업 중 하나다. 이는 우리의 약물 발굴 노력을 촉진해, 실명 예방 치료제, 천식부터 아토피피부염까지 알레르기 질환 치료제, 여러 형태의 암 치료제, 에볼라와 코로나19 치료제 등 세계에서 가장 선도적이고 혁신적인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기여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대규모 데이터 관리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전 세계 협력자들과 함께 동의받은 참가자 약 300만 명의 익명화된 DNA 시퀀스를 전자 건강 기록과 연결하는 작업을 수행해 미래 의료 진전을 가능하게 했다"면서 "우리는 23앤미가 자신의 DNA에 대해 알아보고 개인 건강을 개선하는 데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미션을 실현하고 발전시키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믿는다. 동시에 리제네론의 대규모 유전학 연구를 통해 사회가 질병을 치료하고 예방하는 방식을 개선하는 노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덧붙였다.

리제네론 유전학 센터 아리스 바라스(Aris Baras) 수석 부사장 겸 센터장은 "23앤미는 소비자 유전학 및 연구 분야의 선구자이며, 그들의 중요한 사명을 지원하고 플랫폼 및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갖게 돼 기쁘다"면서 "유전학 센터는 2013년부터 연구를 통해 약 300만 명의 유전 정보를 해독했으며, 이 익명화된 데이터를 활용해 신속하고 대규모로 의미 있는 발견을 이뤄냈다. 우리는 23앤미의 미래를 책임감 있고 효과적으로 이끌어가는 데 적합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