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6.13 07:20최종 업데이트 22.06.13 0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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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부인과 살리려면...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책임제,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 "분만실 일반병상 규정 폐지, 분만수가 현실화 등 필수의료 지원방안 주문"

대한산부인과의사회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김종한 수석부회장, 이기철 부회장, 김재연 회장, 원대은 의장, 김진학 부의장.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필수의료 대표 진료과인 산부인과를 살리기 위한 방안으로 불가항력 의료사고 국가책임제와 의료분쟁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강조됐다.  

대한산부인과의사회는 12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47차 춘계학술대회 기간 중 기자간담회를 갖고 이 같은 내용의 산부인과 정책 제안을 발표했다.

산부인과의사회 김재연 회장은 "초음파 급여화의 손실 최소화와 분만수가 개선을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보건복지부와 긴밀하게 대응하고 있다”라며 “대통령 인수위원회 사회문화 분과 위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다양한 산부인과 정책 제안서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주요 정책은 ▲안전한 출산을 위한 정책 지원 방안 ▲무과실 의료사고 국가 배상 책임제 ▲의료사고 특례법 재정 ▲사회경제적 제한 없는 난임 지원 사업 확대 ▲합리적인 낙태법 개정방향 ▲분만 취약지 해결 방안 ▲산부인과 필수 진료과 지정 ▲분만 총량제 도입으로 분만이 줄어든 만큼 연동해 분만 수가 인상 등이다. 

불가항력 의료사고 전액 정부 부담, 의료분쟁특례법 제정 

산부인과의사회는 우선 불가항력 의료사고 피해자를 위한 보상재원을 현생 70%가 아닌 100% 정부가 부담하도록 추진하고, 보상금액을 현실화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현행법은 보건의료인이 충분한 주의의무를 다했음에도 불구하고 불가항력적으로 발생한 분만에 따른 의료사고에 대해 보상하도록 하는 분만사고의 경우에는 무과실 보상 제도를 두고 있다. 2013년 4월 8일부터 시행되고 있는 의료사고 보상사업은 분만 과정에서 생긴 뇌성마비, 분만 과정에서의 산모 또는 신생아의 사망을 대상으로 실시되며, 국가와 의료기관이 각각 7대 3 비율로 보상금을 분담하고 있다.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보건의료기관 개설자에 대한 불가항력 의료사고 보상재원 분담금(30%) 약 9억 3000만원 중 8억 8000만원을 징수한 상태다.

하지만 불가항력 의료사고에 대해 국가가 전액 부담하도록 하는 필요성이 제기돼 2020년 7월 이정문 의원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최근에는 신현영 의원이 의료사고 피해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불가항력 분만사고에서 전부 보상하도록 하는 법안을 적극적으로 환영한다"라며 "보상금도 대만 2억원, 일본 3억원을 정부가 전액 지급하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민사소송에서 최대 5억원까지 부담해야 한다는 판결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 보상금이 5000만원 선으로 적어 소송의 이중고까지 겪고 있다"며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이와 동시에 산부인과의사회는 의료분쟁특례법을 제정을 통해 의료사고 형사처벌 면제 특례조항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김 회장은 “정상적인 의료행위 과정에서 발생한 의료사고에 대해서는 형법상 과실치사상 죄의 적용을 배제함으로써, 의료인의 형사 처벌을 면제하고 의료인의 고의 또는 중과실에 의한 의료사고에서만 처벌 기준을 명시하는 법안을 추진하고 있다”라며 “의료분쟁조정법에 해당 조항 신설 또는 (가칭)의료사고처리 특례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의료분쟁특례법은 처음에 산부인과 차원에서 문제제기와 공론화가 이뤄져 초안을 작성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성주 의원이 이를 검토 후 발의해주기로 한 상태”라고 말했다. 

분만실 일반병상 규정 폐지, 분만총량제 도입해 분만 수가 현실화

산부인과의사회는 지역 산부인과 의원이 진료를 유지할 수 있도록 산부인과 수가 현실화도 주문했다. 우선 일반병상을 총 병상의 절반 이상 확보하기로 한 의무 기준을 해제하고, 분만 취약지 지원사업을 모든 분만 산부인과 의료기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분만이 가능한 산부인과 의료기관은 기본적으로 10병상을 초과해 운영되고 일반병상을 총 병상의 2분의 1 이상 확보하도록 의무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라며 "산부인과 진료과의 특성상 1인실 이용을 선호하는 상황에서 관련 규정에 따라 불가피하게 마련해 놓은 다인실은 거의 이용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산부인과 의료기관의 입원실 이용 특성을 감안해 타 진료과와 차별화된 건강보험기준병상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라며 "산부인과 병상운영의 낭비적 요소를 줄이고 모유수유를 권장하기 위해 산부인과 병원의 총 병상의 2분의 1 이상 확보 의무조항 적용을 배제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산부인과의사회는 지역 분만병원을 지원하기 위해 분만총량제를 도입해 분만수와 분만수가를 연동해 다음 해에 분만건수가 줄어들더라도 이를 고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도 제안했다. 이밖에 ▲분만취약지 지원을 모든 분만 산부인과로 확대 ▲300병상 이상 종합병원 산부인과 의사 의무 배치 도입 ▲전국 공공 의료원에 산부인과 필수 진료과 개설 의무화 등도 건의했다.  

산부인과에서 출생신고를 의무화하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 법률안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청구 프로그램과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을 통해 자동연계되도록 하는 방안을 정부에 제출했고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원안을 반영하겠다는 답변을 받은 상태다. 

산부인과병의원에서 출산한 임산부의 진료기록부에 출생에 관한 기록을 입력해 심평원에 전송하면 심평원이 출산한 임산부의 진료기록부(전자차트)에 기록된 출생관련 진료기록을 심평원이 구축, 운영하는 전산정보시스템을 이용해 시읍면의 장에게 통보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산부인과의사회는 소득을 기준으로 제한된 난임 지원대상을 확대해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난임 시술비 지원 대상은 기준 중위소득 180%(2인 가구 기준 월538만원) 이하 가구 및 기초생활 수급자 또는 차 상위 계층 부부로 제한돼있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저출산 시대에 출산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난임지원 기준을 완화해 아이를 원하는 부부들에 보다 폭넓게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소득과 상관없이 임신을 원하는 모든 난임 여성에게 지원을 전면적으로 확대해야 한다"라고 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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