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1.07 14:41최종 업데이트 26.01.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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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녹십자·유한양행 등 6개사 '백신 입찰 담합' 무죄 확정

항소심 "공소사실에 범죄 증명 없어…들러리 업체 포함된 이유는 질병관리본부가 빠른 낙찰 종용했기 때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대법원이 국가예방접종사업(NIP) 백신 입찰 과정에서 담합을 벌였다는 혐의로 기소된 제약사와 임직원에게 무죄를 최종 확정했다. 실질적인 경쟁관계가 존재했다고 보기 어렵고, 경쟁 제한이나 입찰방해의 고의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대법원 형사2부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녹십자, 유한양행, 보령바이오파마, 광동제약, SK디스커버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등 6개 제약사와 임직원 7명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원심(항소심) 판결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2016~2019년 정부가 발주한 자궁경부암 예방백신 등 국가예방접종사업 입찰 과정에서, 제약사가 낙찰 예정자와 투찰 가격을 사전에 조율하고 '들러리 업체'를 내세워 공정 경쟁을 제한했다는 혐의로 시작됐다. 이에 검찰은 2020년 8월 6개 제약사와 임직원 7명을 기소했다.

1심 재판부는 제약사들의 공동행위가 입찰의 공정성을 해쳤다고 보고 6개 제약사에 3000만~7000만원, 임직원에게 300만~5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정부가 정한 가격 범위 내에서 낙찰받았기에 부당이익의 액수가 크지 않다"면서도 "이 사건 공동행위를 통해 피고인은 실질적인 경쟁 없이 투찰 가격으로 낙찰받았지만, 다른 백신 유통업체들은 유찰 후 재입찰 등의 절차에 참가해 경쟁할 기회를 제한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항소심 다르게 판단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해당 백신 입찰 구조상 외국계 제조사와 공동판매 계약을 체결한 업체만 입찰 필수 서류인 공급확약서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점에 주목하며, 피고 전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항소심은 "공소사실에 범죄 증명이 없다"며 "백신을 제조하는 외국계 제약사와 공동판매 계약을 맺은 업체만 입찰 필수 서류인 공급 확약서를 받을 수 있다. 피고인들 외 다른 제약사는 공급 확약서를 받을 수 없어 실질적인 경쟁 관계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백신 입찰에 들러리 업체가 포함된 이유에 대해서는 "질병관리본부가 백신을 적시에 공급하기 위해 빠른 낙찰을 종용했고, 피고인이 입찰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기 위해 들러리를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대법원 역시 원심 판단에 자유심증주의 한계를 벗어나거나 공정거래법에 관한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해 검찰 상고를 기각하고 무죄 판결을 확정했다.

한편 공정위는 2023년 7월 이 사건과 관련해 과징금 409억원을 부과했지만, 형사재판에서 담합의 고의와 경쟁 제한성이 증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 확정됐다.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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