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6.07 14:25최종 업데이트 22.06.07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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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율 12%…자연임신율 25% 절반에도 못 미쳐

의협 한특위 "한약·침구치료·약침술 등 난임치료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나"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의 실제 임신성공률과 한의계 주장의 비교. 사진=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의료정책연구소.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대한의사협회가 난임 여성을 대상으로 한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을 전면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임신성공률이 난임여성 자연임신율의 절반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의협 한방대책특별위원회는 7일 성명을 통해 "안전성과 유효성 입증 못한 한방난임사업 전면 중단하라"며 "한약·침구치료·약침술 등 난임치료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했다. 

최근 의료정책연구소는 ‘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연구보고서를 통해 지자체 대상 정보공개청구를 통해 확보한 자료를 바탕으로 2017년부터 2019년까지 3개 연도의 지자체 한방난임사업 결과를 분석했다. 이번 의료정책연구소의 연구보고서는 의협 한특위에서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이다. 

한방난임사업은 한약과 침술을 기본으로 하고, 약침, 전침, 적외선조사요법, 봉침 등을 일부 병행해 7~8개월 동안 시행됐다. 3년 동안 103개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에 참여한 대상자 총수는 4473명이며, 이 중 한방난임치료로 498명이 임신해 부부 1쌍을 1명으로 환산한 치료단위(3969명) 기준 12.5%의 임상적 임신(임신 6~7주경 질초음파 검사 상 태낭과 태아의 심박동이 확인된 경우) 성공률을 나타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이 수치는 아무런 치료 없이 단순 관찰만 한 원인불명 난임여성에서의 임상적 자연임신율(24.6~28.7%)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한방난임치료의 유효성이 없음을 강하게 시사한다.

특히 해외의 여러 연구에서도 특정 난임치료의 효과에 난임여성의 자연임신 성공이 포함돼 치료 효과가 과대평가될 수 있음을 지적하고 있다. 

1996년 난임집단에서 아무런 치료를 받지 않는 비활성 치료 개월 당(per inactive treatment month) 임상적 자연임신율을 조사한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12개월 당 자연임신율은 19.9%에 달한다. 
 
사진=지자체 한방난임치료 지원사업의 현황 및 문제점 분석, 의료정책연구소.

실제로 난임여성의 자연임신은 지자체 한방난임사업에서도 자주 관찰되고 있다. 2017년부터 3년간 지자체 사업에서 최종선정자 중 사업 직전이나 직후에 임신이 확인된 사례만 해도 14건이나 된다. 또한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시행된 국가 난임부부 지원사업에서도 체외수정을 받으려던 난임여성 중 159명이 시술 전에 자연임신이 확인되기도 했다. 

한특위는 "그간 한의계는 한방난임치료의 임신성공률이 20~30%에 달한다며 마치 유효성이 입증된 것처럼 주장해왔다. 그러나 실제로는 임신성공률을 2배나 부풀린 것"이라며 "한의계가 사실과 다른 내용에 근거하여 한방난임사업에 대한 국가적 차원의 지원책 마련과 건강보험 급여화를 주장한 것임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연구결과를 더 살펴보면 목단피를 함유한 한약을 많이 복용할수록 한방난임치료로 임신한 여성에서 유산율이 급증하는 경향성을 나타냈다. 보건복지부의 지원으로 수행된 연구에서는 목단피가 수정란의 착상과정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초기 임신을 저해시키고 있음이 드러나있다. 

한특위는 "지자체들은 유산을 유발할 뿐만 아니라, 초기 임신까지 저해할 위험성이 있는 한약으로 난임치료를 시행한다고 볼 수 있다"며 "한방난임치료의 안전성에 심각한 의문이 제기된다. 게다가 안전성과 유효성이 미입증된 한방난임치료에 지난 3년간 무려 57억 원에 달하는 국민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한특위는 "한방치료로 시간을 허비하는 사이에 폐경이 되면 환자들은 시험관시술조차 불가능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지자체들은 난임여성이 효과적인 난임치료를 받을 기회를 박탈하지 말고 유효성이 입증되지 않은 한방난임사업을 전면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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