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29 14:57최종 업데이트 24.02.29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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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의대 교수들 "정부, 의대 증원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전공의와 학생들 겁박 멈춰라"

"정부 조건 없는 대화에 진실하게 응하지 않을 경우, 교수들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 경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부산대 의대 교수들이 정부에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안을 원점부터 재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가 3월 4일까지 요구한 의대 정원 수요 재조사에 대한 응답을 사회적 합의 이후로 연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29일 부산대 의과대학 교수협의회와 부산대병원 교수회, 양산부산대병원 교수회 등이 성명서를 내고 정부 정책에 반대해 사직서를 제출한 전공의들에 대해 초강경 입장을 취하는 정부에 유감을 표했다.

부산의대 교수협의회는 "정부는 전공의와 학생들에 대한 위협과 겁박을 중단하고, 진심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달라"며 "군사정부 시절에나 생각할 수 있는 위협과 겁박은 더 큰 저항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2025학년도부터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안에 대한 원점 재논의와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대한 재논의, 3월 4일까지 요구한 의대정원 증원 수요조사 연기 등을 촉구했다.

교수협의회는 "현 의료체계에서 전공의 없이 대학병원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학생 없이 미래 의료의 주역은 양성될 수 없다. 이 사태가 지속되면 내년에는 신규 의사의 배출이 없게 되며 상급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의 역량은 크게 손상될 것"이라며 "향후 정부가 조건 없는 대화에 진실하게 응하지 않을 경우 교수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한다"고 밝혔다.
 
성명서[전문]

오늘로서 전국 전공의 사직서 제출 11일째입니다. 이로 인해 전국적으로 상급종합병원의 기능이 마비되어 가고 있고, 환자들의 고통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습니다. 또한 의대 학생들의 대규모 휴학으로 인해 각 대학은 학사일정의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정부는 전공의 업무개시 명령과 함께 3월 1일 이후에는 면허정지, 사법처리와 같은 초강경 대응을 할 것임을 공언하고 있으며, 3월 4일까지 의대증원 수요 재조사 공문에 답을 하도록 각 대학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이에 우리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들은 대화보다는 비합리적인 초강경 입장을 취하는 정부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더 이상의 의료대란과 파국을 막기 위해 정부에 아래 사항들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1. 정부는 전공의와 학생들에 대한 위협과 겁박을 중단하고, 진심어린 자세로 대화에 임해주십시오. 군사정부 시절에나 생각할 수 있는 위협과 겁박은 더 큰 저항을 초래할 것입니다. 

2. 정부는 2025년 2000명 의대 정원 증원안을 원점부터 재논의하십시오. 의협과 28차례, 다양한 계층과 130차례의 소통이 있었다고 하지만, 2000명 증원 숫자의 타당성에 대해 의료계와 공식적으로 논의한 바는 없었으며, 각 의대별 정원 수요조사에 근거했다면 이는 전혀 합리적 타당성을 갖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3. 정부는 3월 4일까지 요구한 의대정원 증원 수요조사서를, 이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을 때까지 연기하십시오. 현재 의대정원이 3,058명임을 감안하며 2,000명 증원은 의료 영역 뿐만 아니라 타 영역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 

4. 정부가 제안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는 상당한 부작용이 우려되는 정책이 포함되어 있으며, 구체적인 재정 투자 계획이 없습니다. 따라서 정부는 충분한 논의를 통해 정책을 재수립하고, 구체적인 재정 투자 계획을 밝히십시오. 

5. 현 의료체계에서 전공의 없이 대학병원은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없고, 학생 없이 미래 의료의 주역은 양성될 수 없습니다. 이 사태가 지속되면 내년에는 신규 의사의 배출이 없게 되며 상급종합병원 및 대학병원의 역량은 크게 손상될 것입니다. 따라서 향후 정부가 조건 없는 대화에 진실하게 응하지 않을 경우 교수들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임을 경고합니다. 

우리 의과대학 교수들도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해결에 대해 사명감을 가지고 깊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정부는 보다 열린 자세로 조건 없는 대화에 임하기 바랍니다. 그리고 각 대학본부와 의과대학 집행부는 개별 대학이나 의과대학의 당면한 이익만을 생각하기보다는 대한민국 전체 의료의 미래에 대해 고민하면서, 의대 정원 수요 재조사에 대한 응답을 사회적 합의 이후로 연기해주길 호소합니다. 이는 정원 수요 재조사가 정부의 의대정원 증가의 자료로 악용될 소지가 있기 때문입니다. 전공의, 학생, 교수들과 진심으로 소통하는 대학본부와 의대 집행부가 되길 호소합니다. 

2024. 02. 29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교수협의회
부산대학교병원 교수회
양산부산대학교병원 교수회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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