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7.09 07:22최종 업데이트 26.07.09 0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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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가켐바이오, 중국발 ADC 경쟁에 LCB 2.0 전략 제시 "초격차 아니면 어렵다, 계속 도망가야"

ADC 후보물질 5년 내 20개 확보…후기 임상·패키지딜 확대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는 8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리가켐바이오 Global R&D Day 2026'을 개최했다.

[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가 항체약물접합체(ADC) 후보물질을 연간 4~5개 수준으로 확보하고, 일부 파이프라인은 임상 2~3상까지 자체 개발하는 'LCB 2.0' 전략을 제시했다. 기존처럼 전임상·초기 임상 단계 기술이전은 이어가되, 후기 임상 에셋과 플랫폼·제품을 묶은 패키지딜을 확대해 기술이전 규모와 부가가치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회사는 중국 ADC 기업이 대규모 임상 진입과 빠른 기술이전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는 상황에서 '물량전'으로 경쟁하기보다는 임상적으로 검증된 기존 ADC 플랫폼과 신규 페이로드, 이중항체 ADC, 듀얼 페이로드, 신규 전달 기술 등 차세대 플랫폼을 결합해 기술 격차를 유지할 복안이다.

리가켐바이오는 8일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리가켐바이오 Global R&D Day 2026'을 열고 LCB 2.0 전략과 ADC 연구개발·사업개발 방향을 소개했다.

연간 4~5개 후보물질 확보…초기 기술이전과 후기 임상 개발 병행

채제욱 부사장은 사업개발 전략을 설명하며, 앞으로도 기술이전을 핵심 사업모델로 유지하되 기술이전의 단계와 방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채 부사장은 그동안 리가켐바이오가 주로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을 해왔지만, 앞으로는 후보물질 수를 늘려 일부는 기존처럼 초기 단계에서 기술이전하고 일부는 임상 2상 이상으로 가져가겠다고 설명했다.

채 부사장은 "지속적인 기술이전은 하되 큰 그림에서는 임상 2상이나 후기 단계로 진입하는 파이프라인 숫자를 늘리겠다"며 "심지어 3상까지 가져가 후기 임상 에셋을 기술이전하면 지금보다 훨씬 더 규모나 부가가치 측면에서 큰 기술이전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는 임상 진입을 목표로 한 ADC 후보물질을 연간 4~5개씩 확보해 5년 내 20개 안팎의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신규 후보물질에는 기존 임상 검증 플랫폼과 신규 페이로드, 이중항체 ADC, 듀얼 페이로드, 신규 전달 기술 등을 적용한 계열 내 최고 또는 계열 내 최초 ADC가 포함된다.

채 부사장은 확보 후보물질 수가 늘어나는 만큼 기술이전 전략도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 과거에는 2~3개 IND 물질을 확보해 대부분 비임상 단계에서 기술이전했다면, 앞으로는 일부는 기존처럼 초기 단계에서 기술이전하고 나머지는 임상 2상 이상으로 개발해 기술이전 가치를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기술이전 방식도 넓어진다. 기존에는 리가켐바이오의 ADC 플랫폼 사용권을 제공하는 플랫폼딜과, 회사가 항체부터 ADC 후보물질까지 개발한 뒤 기술이전하는 제품딜이 주를 이뤘다. 앞으로는 제품과 플랫폼을 묶은 패키지딜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채 부사장은 일본 오노약품공업과의 계약을 패키지딜을 언급하며, 앞으로 임상·비임상 ADC 에셋과 연구 단계 후보물질, 멀티타깃 ADC 플랫폼을 묶는 더 큰 형태의 딜도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항체 확보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항체 전문기업으로부터 항체를 도입하거나 공동개발을 통해 기술이전 이후 수익을 나누는 방식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내부 ADC 개발 경험이 쌓이면서 항체 전문 글로벌 CRO를 활용해 리가켐바이오가 원하는 특성의 ADC용 항체를 직접 발굴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고 있다.

채 부사장은 "ADC용 항체는 어떤 특성을 가져야 하고, 특정 타깃에 대해서는 어떤 특징이 있어야 되는지를 저희가 다 알고 있다"며 "이렇게 ADC를 만들면 타깃별, 암종별, 환자별 항체를 만들어낼 수 있고, 기술이전 시 나눠주는 몫이 줄어 회사에 돌아오는 포션이 커진다"고 말했다.

기술이전 속도에 대해서는 조급하게 접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과거에는 한국 ADC 기업도 글로벌 제약사와 딜할 수 있다는 점을 시장에 알리는 목적이 컸지만, ROR1 ADC 기술이전은 빠르게 임상에 진입시킬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전처럼 빨리 딜을 사인하기 위해 액수나 밸류를 낮춰야 하는 입장은 아니다"며 "더 좋은 조건에서 더 나은 밸류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채제욱 부사장
ADC 시장 성장 속 중국 추격 본격화…"임상 검증·차세대 플랫폼으로 대응"

리가켐바이오가 LCB 2.0 전략을 제시한 배경에는 ADC 시장 확대와 중국 기업의 빠른 추격이 있다.

채 부사장은 빅파마가 ADC에 계속 투자하는 이유를 단순히 미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서만은 아니라고 봤다. 이미 허가된 ADC들이 빠르게 매출을 내고 있고, 고형암을 표적으로 하는 주요 ADC는 블록버스터급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채 부사장은 ADC 시장이 2025년 약 24조원에서 2031년 약 50조원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 ADC 기업의 기술이전 총액은 2015년 약 10억달러에서 2025년 약 245억달러로 늘었다. 글로벌 ADC 임상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약 28%에서 2025년 약 53%까지 확대됐다.

채 부사장은 중국 기업들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지원을 바탕으로 많은 수의 임상 물질을 진입시키고, 그중 일부가 임상 데이터를 바탕으로 빅파마에 기술이전되는 구조라고 분석했다.

그는 "중국은 굉장히 많은 수의 임상 물질이 진입한다. 100개 정도 임상이 들어가면 실제로 90개가 실패하고 살아남은 10개가 빅파마에게 기술이전되는 것"이라며 "대한민국 ADC 회사들이 100건씩 임상을 진행할 수 있는지 생각해보면, 이런 전략으로는 이길 수 없다"고 말했다.

중국 ADC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올라오고 있는 것은 맞지만, 아직은 기존 기술을 조합해 대규모 임상으로 성과를 내는 방식에 가깝다고 평가했다. 채 부사장은 중국 임상 물질을 IP 관점에서 살펴봤을 때 완전히 새로운 ADC 플랫폼 기술을 사용한 사례를 찾기는 쉽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미국과 중국 간 지정학적 긴장이 중국 후보물질 기술이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개발 단계별로 다르다고 언급했다. 이미 허가가 끝나 생산과 유통을 앞둔 물질이라면 지연 요인이 될 수 있지만, 현재 빅파마가 중국에서 도입하는 물질은 빠르면 임상 1상, 늦어도 임상 2~3상 단계인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 단계에서 기술이전되면 해당 자산은 도입한 미국 회사의 자산이 되고, 후기 개발과 생산, 판매 지역은 도입사가 결정하기 때문에 중간 단계 기술이전 자체를 지정학적 긴장만으로 막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다만 "상업화와 생산은 또 다른 문제"라며 "미국이 미국 내 생산을 굉장히 강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리가켐바이오 김용주 회장도 중국발 경쟁에 대한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김 회장은 중국발 쓰나미가 바이오에만 한정된 문제가 아니라 배터리 등 한국 주력 산업 전반에서 나타나는 흐름이라고 짚었다.

김 회장은 "중국발 쓰나미가 바이오에 한정된 얘기일까 생각해봐야 한다"며 "배터리든 뭐든 우리가 주력 산업이라고 생각하는 것 중 중국발 쓰나미가 없는 분야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특허가 기술을 일정 기간 보호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회피 기술과 유사 기술이 등장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기존 기술을 지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계속 다음 기술로 앞서가야 한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방법은 계속 도망가는 것"이라며 "초격차 전략이 아니고서는 비단 바이오뿐만 아니라 배터리든 무엇이든 한국 주력 산업이 정말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박세진 대표

"기존 차별성만으론 5~10년 보장 어려워…LCB 2.0으로 대응한다"

박세진 대표는 LCB 2.0을 단순한 연구개발 과제 확대가 아니라 질적 전환 전략으로 설명했다.

박 대표는 리가켐바이오의 ADC 전략을 LCB 1.0, 1.5, 2.0으로 나눠 소개했다. 회사가 2011년 ADC 관련 첫 특허를 낸 뒤 2020년까지 ADC 기업으로 변신한 시기가 있었고, 2021년 비전 2030을 통해 플랫폼 기업에서 파이프라인 기업으로 전환하기 시작한 시기를 LCB 1.0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후 ADC 기업들이 글로벌 제약사에 인수되고 ADC 시장이 커지면서 비전 2030을 더 공격적으로 가속화한 시기가 LCB 1.5였다. 하지만 중국 ADC 기업들이 빠르게 올라오면서 기존 플랫폼의 차별성만으로는 중장기 경쟁력을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박 대표는 "중국발 쓰나미가 오면서 우리가 가지고 있었던 기존 ConjuAll과 pro-PBD 등의 차별적 장점만으로는 5년 후, 10년 후를 보장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이 다가왔다"며 "LCB 1.5를 질적으로 변신하지 않으면 향후 5년, 10년 안에 살아남기 어렵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LCB 2.0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민성장펀드 5000억원을 포함해 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바탕으로 기존 플랫폼 기반 후보물질의 빠른 임상 진입과 차세대 플랫폼 개발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차별적 장점을 활용해 빠르게 임상에 진입하는 동시에, 3년 후부터는 초격차 전략을 가진 LCB 2.0 기반 후보물질을 임상 개발에 진입시키고, 5년 후부터는 뉴 모달리티를 포함한 새로운 기술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 회장은 LCB 2.0의 방향은 기존 ADC 개선을 넘어 치료제 설계 자체를 바꾸는 수준의 혁신이라고 강조했다. ADC 개념이 오래된 만큼 항체, 링커, 페이로드 조합의 개선에만 머무를 것이 아니라 세포나 새로운 소기관, 새로운 전달 방식까지 포함하는 확장된 접근이 필요하다는 취지다.

비항암·비ADC 영역 확장에서는 오픈이노베이션이 중요한 실행 방식으로 제시됐다. 한진환 소장은 "회사가 모든 것을 직접 할 수도 없고, 직접 할 필요도 없다"며 리가켐바이오의 성숙한 기술력과 빠르게 결합할 수 있는 파트너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지금부터 중요한 것은 얼마나 빨리 앞서가고 얼마나 빨리 도망가는 것이냐"라며 "그걸 우리가 다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실제로 많은 회사들과 논의하고 협업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 LCD # 중국쓰나미 # ADC

이지원 기자 (jwlee@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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