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2.03.23 14:50최종 업데이트 22.03.23 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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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성질환자 아니면 5~11세 백신접종 필요없어…의료인력 없어 소아 응급체계 마비는 문제

최근 코로나 소아환자 사망 이유, 환자 급증하지만 따라가지 못하는 인프라 때문

사진 왼쪽부터 서울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류정민 교수(대한소아응급의학회 부회장),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지숙 교수(대한소아응급의학회 수련이사). 사진=KMA TV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5~11세 소아 백신접종에 대한 회의적인 견해가 나왔다. 면역저하자나 만성질환자가 아니라면 굳이 백신 접종을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또한 현행 소아 응급의료체계 내 의사와 간호사 등 의료인력이 부족해 시스템 유지가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 거점병원 소아과 전문의를 잘 활용해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유휴 간호사를 활용하는 등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소아응급실 상황 연일 빨간불, 재택치료 인프라 확충도 시급

대한의사협회는 최근 소아 확진자자 현황 진단과 대안 모색을 위한 전문가 좌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모인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최근 영유아 사망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소아응급실 상황이 급속도로 안좋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소아 대상 재택치료도 인프라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다. 

아주대병원 응급의학과 이지숙 교수(대한소아응급의학회 수련이사)는 "최근 영유아들의 사망 사례가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발열만으로도 응급실로 전화 문의가 빗발쳐 진료에 큰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단순 발열만으로 불안해하는 보호자들의 응급실 방문이 늘며 정말 상태가 위중한 환자들이 응급실에 진입하지 못해 문 앞에서 상태가 더 악화되는 상황도 발생하고 있다”고 우려를 전했다.

서울아산병원 소아전문응급센터 류정민 교수(대한소아응급의학회 부회장)는 "증상이 대부분 가볍게 지나가기 때문에, 이전에 건강하던 소아환자이고 상태를 잘 지켜볼 수 있는 경우라면 재택치료가 원칙”이라며 “정부에서 재택치료를 위한 대면진료 의료기관 지정 및 소아 거점병원 지정 상담번호 등을 시행하고 있으나 인프라가 아직 충분하지 않은 상황이어서 인프라의 확충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소아 코로나 백신 접종 글쎄…소아 중환자 대비 절대적 부족

전문가들은 소아의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대해선 회의적인 입장을 전했다. 

류정민 교수는 “소아의 경우 중증화율은 약 0.005% 그리고 치명률은 0.01% 정도로 굉장히 낮은 상태고, 오미크론이 정점을 찍는 시기가 시작돼서 건강한 아이들에게서 백신 접종의 이득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라면서, “중증화 위험이 높은 면역저하자나 만성질환으로 병원을 다니고 있는 소아의 경우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는 것이 좋겠다”고 설명했다.

최근 증가하고 있는 소아 환자 사망의 원인으론 오미크론 변이로 인한 소아환자의 급격한 증가와 환자 증가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부족한 인프라가 꼽혔다. 

이지숙 교수의 설명에 따르면 2022년 이전에는 소아 코로나 감염 환자가 적어 응급실 소아 환자의 수가 급감했고 코로나19 정책들이 성인 환자 위주로 추진되면서 소아 응급실 의료진이 성인 환자를 담당하거나 소아 응급실의 병상을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이 되면서 오미크론 변이로 소아환자가 급격히 늘었으나 현장에서 격리 침상이나 소아전문인력이 준비된 응급센터가 많지 않아 제때 응급실 처치를 받지 못하는 문제가 불거지게 됐다.

이 교수는 “이런 사례들은 코로나 시국에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니라 이전에도 있었던 문제이며, 언제 발생할지 모르는 소아 중환자에 대한 대비는 아직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거점병원 지정 전문의·유휴 간호사 등 활용…심야근무 등 지원체계 있어야

전문가들은 현행 소아 응급의료체계의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지적했다. 소아를 진료할 의사와 간호사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렵고 소아 중환자의 전문의 역시 매우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지숙 교수는 “성인 환자를 진료하던 의료진의 경우 성인을 대상으로 한 시술들이 체구가 작은 소아에게는 익숙치 않아 어렵기 때문에 다른과 의료인의 지원을 받기에는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소아 진료의 경우 행여나 소송에 휘말릴 경우 기대여명이 길어 보상책임도 크기 때문에 의사 뿐만이 아닌 간호인력까지 모두가 기피하는 환자군이 됐다. 이로 인해 소아 진료 인력 부족 현상은 심화되고 소아 응급 및 중환자에 대한 경험이 단절되는 것은 물론 의료기관 역시 수익 모델이 되지 않아 인력이나 장비 등의 지원이 소극적이어서 개선되기가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류정민 교수는 “단기간 내 소아 응급 의료 개선을 위해선 현재 시행하고 있는 코로나 진료 의료기관이나 거점 병원 지정과 같이 전국의 개원가, 봉직의, 아동병원 등 소아과 전문의를 잘 활용해 진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간호인력의 경우 소아 진료 경험이 있으나 다른 부서로 전근 또는 은퇴한 유휴 간호사를 활용해 인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류 교수는 “진료 자체가 어렵고 힘든 소아 응급의 경우 야간과 심야 근무 또한 많아 다들 기피하고 있다. 여기에 충분한 보상이 반드시 뒤따라야 장기적으로 해결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결책에 대해 이 교수도 "중앙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장이 소아응급센터를 지역별로 설치하고 절대로 수익모델이 될 수 없는 소아 응급실을 운영하는 의료기관에 적극적으로 충분한 인력과 시설 등을 지원해 줄 것을 간곡히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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