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11.07 09:52최종 업데이트 21.11.0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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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명의료결정법, 대상 말기환자까지 확대하고 가족 외 결정주체 두자”

국회입법조사처, 대만 사례 비교해 국내 연명의료결정 제도 보완 요청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우리나라 연명의료결정 제도의 대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구체적으로 연명의료결정 대상을 확대하고 연명의료계획서의 실효성을 보완하는 한편, 대리결정자 범위의 적정성을 다시 논의해야 한다는 게 주장의 요지다.
 
7일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우리나라 연명의료결정 제도와 대만의 사례를 비교한 정책연구 보고서 발간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리나라는 2016년 2월 연명의료결정법이 제정돼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등록한 사람이 100만 명을 넘어서고 실제로 16만9217명의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 중단이 이행되는 등 죽음을 스스로 결정하려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국내 연명의료결정법은 연명의료결정의 이행 가능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개념의 구별 기준이 모호하고 연명의료에 관한 환자의 자기결정을 완전히 보장하기엔 그 절차 규정상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있어왔다.
 
연명의료결정법, 환자-의사 상호 의사결정 약해…결정 주체는 의사
 
그렇다면 대만의 사례와 비교해 우리나라 연명의료결정법이 나아가야할 방향성은 어디일까.
 
연구에 따르면 대만의 연명의료 제도는 '안녕완화의료조례'와 '환자 자주 권리법'으로 나눌 수 있다. 안녕완화의료조례는 말기환자의 의료의향 존중과 권익 보장을 목적으로 규정하고 있고 환자 자주 권리법은 이와 유사한 환자의 사망할 권익의 보장에서 더 나아가 환자의 자주권과 의사와 환자의 관계 촉진을 규정해 관계자들의 소통과 논의를 통한 죽음에 대한 자기결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와 비교해 우리나라 연명의료결정법은 환자의 자기결정 존중과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 보호를 입법 목적으로 한다. 목적규정만 보면 환자 자주 권리법과 유사하게 환자의 자기결정을 강조하면서도 상대적으로 환자와 의사 등의 관계에 의한 상호적 의사결정의 중시는 약한 것이 특징이다.
 
연명의료 시행에 대한 주요 정의에서도 차이가 있다.
 
국회입법조사처 정혜진 입법조사관은 보고서에서 "대만은 심폐소생술을 포함해 연명의료를 규정하고 사전의료결정의 범위를 연명의료 뿐만 아니라 인공영양, 수분공급, 그 밖의 의료돌봄 등으로 넓히면서 환자와 의사 등의 논의 과정인 사전돌봄계획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 입법조사관은 "반면 우리나라는 말기환자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를 구분해 정의하고 그 구분에 따라 연명의료준단 등의 이행 가능 여부가 달라진다"며 "결정 대상도 대만은 말기환자에 더해 혼수상태, 식물상태, 중증의 치매 등 환자를 추가해 넓게 인정하지만 우리나라는 말기환자보다도 엄격하게 규정된 환자로 한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연명의료중단 결정 등의 절차에서의 차이는 더 극명하다. 대만은 환자의 의원서가 없더라도 가족의 동의서로 대리결정이 이뤄질 수 있고 가족이 없는 이들도 윤리위원회를 거쳐 의사의 결정을 통해 연명의료중단이 이뤄질 수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환자의 의사를 확인할 수 없는 경우에 한해 가족 전원의 합의로만 대리결정이 가능하고 대만이 환자와 의사 등을 동등한 논의 주체로 상정한 것과 비교해 우리나라는 연명의료계획서 작성 주체가 의사로 규정돼 있다.
 
연명의료결정 대상 말기환자까지 확대…윤리위원회 통한 의사결정 중요
 
이에 국회입법조사처는 우선 연명의료결정 대상의 확대와 명확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현재 우리나라에선 말기환자와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를 구분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를 연명의료결정 대상자로 규정하고 있다.
 
정혜진 입법조사관은 "말기환자는 ‘담당의사와 전문의 1명으로부터 수개월 이내에 사망할 것으로 예상되는 진단을 받은 환자’,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는 ‘담당의사와 전문의 1명으로부터 사망에 임박한 상태인 임종과정에 있다는 의학적 판단을 받은 자’를 의미해 얼마나 시간적으로 사망에 근접해 있는지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고 그것을 예측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연명의료결정 대상을 말기환자로 규정하고 있는 대만의 사례에서 보듯이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와 말기환자의 구분이 불필요하거나 그 결정 대상을 말기환자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게 정 입법조사관의 견해다.
 
연명의료계획서와 사전연명의료의향서의 실효성을 보완하고 대리결정자 범위의 적정성을 다시 논의해보자는 제언도 나왔다.
 
정 입법조사관은 "우리의 연명의료계획서는 의사의 정보제공·설명, 환자의 이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환자와 가족의 능동적 의사결정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며 "시기를 특정하지 않고 환자와 가족, 의료진의 공동참여로 사전의료결정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대만 사례를 우리 제도에 반영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더라도 의사표현을 할 수 없는 사람이 가족이 없는 경우 그 의사를 확인할 방법이 없다.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사전에 작성하지 않은 사람이 가족이 없는 경우 연명의료중단이 불가능하다"며 "1인가구가 늘고 가족 유대가 예전과 달라진 현재 대만과 같이 윤리위원회의 의사결정 등 방안이 모색될 수 있다"고 전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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