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이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회복 흐름을 동시에 나타낸 것으로 확인됐다. 생산시설 가동 확대와 고수익 제품 비중 증가, 기술수출 수익 반영 등이 맞물리면서 기업별 실적 개선 흐름이 뚜렷해진 모습이다. 하지만 개별 기업의 실적을 살펴보면 적자를 피하지 못하거나 전환한 기업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21일 메디게이트뉴스가 국내 주요 제약바이오 기업 98개사의 별도·개별 기준 2025년 실적을 집계한 결과, 전체 매출은 35조2185억원으로 전년 33조9039억원 대비 6.4%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5조1093억원으로 전년 4조2323억원보다 20.7% 늘었다.
매출이 증가한 기업은 67개사, 감소한 기업은 30개사로 집계됐다. 삼양바이오팜은 인적분할 이후 실적을 처음 공개해 증감 분석에서 제외했다. 영업이익은 증가 기업 42개사, 감소 기업이 55개사로 확인됐다. 전반적으로 외형은 확대됐지만 기업별 사업 포트폴리오 등에 따라 수익성 개선에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HK이노엔·광동제약 합류로 'n조 클럽' 확대
지난해 매출이 가장 높았던 기업은 삼성바이오로직스로 4조5570억원을 기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4공장 램프업과 기존 공장의 안정적 가동, 환율 효과 등이 맞물리며 외형이 전년 대비 30.3% 확대됐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 유한양행, 종근당, GC녹십자, 대웅제약, 한미약품, HK이노엔, 광동제약이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특히 HK이노엔과 광동제약이 2025년 처음으로 1조원을 돌파해 매출 n조 클럽이 확대됐다.
전통 제약사의 경우 핵심 품목 성장과 해외 사업 확대가 실적을 뒷받침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로수젯 등 주력 품목 성장과 기술료 수익 확대, 해외 법인 정상화 효과가 반영됐고, GC녹십자는 고마진 면역글로불린 제품의 해외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을 이끈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 HK이노엔은 케이캡과 수액제 등의 매출 성장이 외형 성장을 이끈 것으로 분석된다. 광동제약은 제품 매출은 소폭 감소했으나 상품과 기타 매출이 크게 증가하면서 1조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다.
에스테틱·신약개발·CDMO, 수출·기술수출 중심으로 실적 개선세
에스테틱과 미용의료 중심 기업의 성장세도 두드러졌다.
파마리서치는 의료기기와 화장품 수출 증가, 외국인 관광객 유입에 따른 내수 수요 확대 영향으로 높은 성장세를 이어갔다. 휴젤 역시 보툴리눔 톡신과 필러, 화장품의 해외 판매 확대가 실적 증가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메디톡스는 톡신 부문 성장으로 매출은 늘었지만 판매관리비 증가와 사업구조 재편 비용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술수출과 플랫폼 기반 수익을 확보한 바이오 기업 역시 실적이 큰 폭으로 개선됐다. 알테오젠은 지난해 2028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930억원 대비 28.7%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은 1145억원으로 전년 306억원 대비 273.9%로 크게 성장했다. 이는 플랫폼 기술 기반 마일스톤과 라이선스 계약 선급금, 로열티 수익 확대에 따른 결과다.
SK바이오팜은 세노바메이트 미국 처방 확대와 로열티 수익 증가 영향으로 이익 성장 폭이 확대됐다. 실제로 매출은 2024년 4744억원에서 2025년 6506억원으로, 영업이익은 1026억원에서 2456억원으로 각각 37.1%, 139.3%씩 확대됐다.
CDMO 중심 기업의 실적도 안정적인 흐름을 보였다. 에스티팜은 2025년 매출 2932억원, 영업이익 5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0.1%, 49.2%씩 증가했다. 올리고 CDMO 프로젝트 확대와 상업화 품목 매출 증가, 수주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외형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외에도 셀트리온제약은 주요 제품 판매 확대와 신규 바이오시밀러 조기 시장 진입 효과가 반영됐고, 휴온스 역시 주사제와 점안제 수출 증가와 비용 관리가 맞물리며 실적 개선 흐름을 이어갔다.
동아에스티는 전문의약품과 해외사업 성장에 힘입어 매출이 증가했지만 원가율 상승과 연구개발비, 일부 일회성 비용 발생 영향으로 영업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흑자전환 5개사·적자전환 8개사…연구개발·판관비 부담은 지속
2025년 전반적으로 외형·수익성 확대 기조가 나타났지만 기업별로 살펴보면 적자를 피하지 못한 기업도 상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이연제약과 CMG제약, 국전약품, 비보존제약, 서울제약, 한국파마, 한올바이오파마, 화일약품은 적자전환했다. 이 중 CMG제약과 한국파마, 한올바이오파마는 외형이 성장했다. 이는 판관비 증가나 연구개발 비용 확대 등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한올바이오파마는 핵심 품목 성장에도 비용 증가 영향 등으로 수익성이 둔화했다고 밝혔다.
2024년에 이어 2025년까지 적자가 지속된 기업은 지놈앤컴퍼니와 차바이오텍, 강스템바이오텍, 에이비엘바이오, 조아제약, 앱클론, SK바이오사이언스, 바이넥스, 비씨월드제약, 코오롱티슈진, 일성아이에스, 경남제약, 삼성제약, 태고사이언스, 바이오솔루션, 오름테라퓨틱, 에이프로젠바이오, 이엔셀이다.
특히 다수 바이오 기업이 포함됐는데, 이는 연구개발 중심 사업 구조 특성상 비용 부담이 이어지며 손실 구조가 계속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백신 판매 증가와 자회사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연구개발과 설비 투자 영향으로 손실 구조가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반대로 삼천당제약, 신풍제약, 알리코제약, 제일약품, 코오롱생명과학은 2024년 적자에서 2025년 흑자로 돌아서며 수익 구조 개선 성과를 보였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산업·도료용 등 정밀화학소재 제품의 수요 확대가 실적 개선 배경으로 꼽힌다. 항균제의 미국 시장 진출, 산업용 소재의 유럽 진출 등을 통해 사업 영역을 확장했으며, 원료의약품(API) 부문에서도 글로벌 매출 기반을 넓혔다. 또한 포트폴리오를 전자소재까지 확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