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어린이병원이 양적 팽창에도 불구하고 심각한 지역 편중과 운영 불안정성 문제를 드러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빛어린이병원은 야간·휴일 소아 경증환자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입된 제로도, 2020년 17개소에서 2025년 7월 말 기준 121개소로 7배 이상 급증했다. 현재 전국 126개소에서 운영되고 있다.
4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장종태 의원(더불어민주당, 대전 서구갑)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현재 달빛어린이병원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지역별 불균형으로 나타났다. 전체 121개소 중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에만 절반에 가까운 46.3%(56개소)가 집중된 반면, 경상북도는 올해 7월까지 단 한 곳도 지정되지 않다가 최근에서야 4개소가 지정됐다.
제도의 안정성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규 지정이 급증하는 동안 운영의 어려움 등으로 문을 닫는 지정 취소 병원도 매년 꾸준히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세부적으로 지정 취소 병원은 2022년 1곳, 2023년 2곳, 2024년 2곳, 2025년 7월 기준 2곳이었다.
또한 ‘달빛’이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운영되는 ‘반쪽짜리’병원도 다수 확인돼 이용자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경남의 A병원과 울산의 B병원은 평일 야간 진료 없이 ‘토, 일, 공휴일’에만 운영하고 있었으며, 경기도 C병원의 경우 화요일과 목요일은 저녁 7시까지만 진료하는 등 야간 진료가 제한적이었다.
일부 병원은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아닌 인력 중심으로 운영돼 전문성 문제도 제기됐다. 서울의 D의원은 운영 인력에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없이 ‘일반의·인턴 6명’으로만 신고됐고, 경기도 E의원은 전문의 1명이 ‘응급의학과’소속으로 보고됐다.
장종태 의원은 “정부가 단순히 지정 병원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한 나머지 정작 중요한 의료 서비스의 지역별 접근성은 놓치고 있다”라며 “경북 아이들은 야간이나 휴일에 아프면 타 지역으로 ‘원정 진료’를 가야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아이들이 위급할 때 믿고 찾을 수 있어야 할 달빛어린이병원이 부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복지부는 지금이라도 달빛어린이병원 운영 현황을 적극적으로 재점검하고, 의료 소외지역에 대한 지원책과 운영 안정성을 높일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